꿈의 시작점...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3년 4월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퍼플카우

나의 어릴적 꿈은 글을 잘쓰는 작가가 되는것이었다. 아니 나는 아직도 작가를 꿈꾸고 있다. 내꿈은 변함없이 움직이지 않았고, 나도 내꿈을 위해서 그많은 세월동안 별로 변화 없이 꿈만꾸고 있었다. 나의 꿈에 대한 미안한 마음만 가진 채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나는 살고 있었다.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보고,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열심히 써봐야 한다. 이러한 연습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글을 베껴써보는 것이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니 베껴쓰는 동안 나는 한자 한자 정성들여 공책에 써내려 갔다. 마치 내 글이라도 되는 냥... 그렇게 베껴쓰고 베껴쓰고...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30강 모두를 베껴쓰고 나니 내가 정성들여 쓴 글공책이 한권 나왔다. 일단 뿌듯했다. 책을 읽기만 했을 때보다 뭔가 뿌듯한 느낌이 있었다. 오랜만에 볼펜을 잡고 오랜시간 글을 쓰다 보니 볼펜을 바치는 중지의 끝마디가 아팠다. 그 또한 뿌듯했다.

무언가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나에게 좋은 시간이다. 베껴쓰면 온 신경을 베껴쓰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다. 마치 정물화나 풍경화를 베끼는 것처럼... 왜 베껴쓰면 글 실력이 늘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시작했지만 이걸 다 쓰고 나서 느껴졌다. 글을 베껴쓴다는 것은 미술학도들이 처음에 뎃생을 배우는 것과 같다는 것을...

누구나 미술을 배울 때 뎃생부터 배운다. 뎃생을 하면서 빛의 각도와 그림자, 명암, 연필사용법, 물질의 촉감 표현등을 배운다. 베껴쓰기에서도 우리는 글의 흐름과 문장, 단어를 배울 수 있다. 심지어 베껴쓰면서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책은 나같은 글쓰기 초보에게 정말 적절한 책이다. 글쓰기의 기본 강의와 좋은 문장을 싣고 베껴쓰게 하여 글쓰기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명로진 작가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연기자인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실력자였던 것이다. 그의 명쾌하고 쉬운 글쓰기 강의 또한 좋았다. 어려운 글쓰기 책들을 읽으면 잠이 왔는데, 이 책은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 또한 능력이니까...

조금 아쉬웠던 점은 베껴쓰는 글의 대부분이 수필형식의 글이었던 것과, 너무 많은 작가님들의 글이 들어있다 보니 글이 이어지지 못하여 베껴쓰기가 신난다 할때쯤 끝나버리는 것이었다. 이런 아쉬운 점은 내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아무튼 나의 꿈을 다시 상기 시켜주고 내가 행동하게 하고 노력해보게 한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