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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을 때 - 당신의 사랑이 흔들리고 있다
프랜 코헨 프레이버 지음, 박지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뒤편에는 이렇게 진한글씨로 쓰여져 있다. “사랑 앞에선 누구나 불안해 하고 누구나 가슴 졸인다” 이 말을 읽는 순간 많은 위안이 되는 것을 느꼈다. 내가 느끼는 내 사랑은 불완전하고 초라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의 사랑은 뭔가 모르게 멋져 보인다. 가까이에 없더라도 드라마만 보면 그 주인공들은 완전한 사랑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듯 해 보인다. 그러한 나에게 이 문구는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
나도 내 나름대로의 러브 스토리가 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수많은 짝사랑과 많은 남자를 소개 받아 만났고, 지금의 남편도 정말로 세상 끝날 때 까지 사랑할 것처럼 불타는 열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 4년차, 아기들도 태어나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우리의 가슴이 뛰어 미칠 것 같았던 사랑 대신 서로에 대한 연민과 우정으로 결혼생활을 유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만은 세상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특별할 줄 알았는데, 우리도 어쩔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 책에는 여러 위기에 처한 커플들에 대한 사례가 나오면서 1~2 part에서는 ‘어떻게 아픈 사랑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 탐사를 하고, 3part에서는 나와 내 남자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지금의 트러블이 있게 한 결정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4~6part 에서는 스스로를 좀 더 아기고 사랑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건강하게 의사소통하는 방법과 용서를 통해 불신과 분노, 배신감을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또한 7part부터는 연인들의 문제들에 대한 실용적인 해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여기에 나오는 상담 케이스들은 조금은 극단적인 부분이 있지만 나와 내 배우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여기에서 상담을 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석하는 방법이 정신분석적이라서 그런지 원가족의 문제와 연결시키는 부분에 대해서 조금은 식상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정신분석답게 명석하였다.
나는 지은이의 정신분석학 적인 사랑론에 대해서 완전히 공감하거나 반감을 가지지도 않는다. 거울뉴런이나 호르몬과 같은 과학적인 잣대에 대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러한 작용이 눈에 보이지 않아 크게 공감도 되지 않았다. 다만 내가 공감하는 것은 우리는 누구나 저절로 사랑할 수 없고, 어떤 사랑이든 상대방과 자기 자신에게 노력을 하여 보다 성숙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반성을 했다. 나는 내 사랑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사랑은 식어버리는... 그냥 어쩔 수 없이 정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그냥 포기 해버린 그런 사람이었다. 그냥 그런거라고 하니까 그런줄 알았다. 사랑이라는 가슴 뛰는 감정은 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편안해지는 그런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종종 있다. 며칠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70은 훌쩍 넘어보이는 노부부가 차에서 내려 손을 꼭 잡고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50년은 같이 살았을 텐데... 어떻게 그러한 사랑을 지켜가고 있었을까? 나는 존경스러운 마음과 10~20대들의 풋풋한 사랑만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어쩌면 그사람만 생각하면 가슴뛰고, 그사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미칠 것 같은... 그런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과 위하는 마음... 측은한 마음조차 사랑일 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랑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또한 내 사랑에게 미안한 생각과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불만 투성이었던 나를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게 한 책이라서 애정이 많이 간다.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공존한다. 하지만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무의식에서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단절 시키고 반대급부로 그에게서 그 모습을 찾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에게서 그런 모습이 드러나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그에게 실망하게 되고, 사랑과 낭만은 파탄일보직전에 이르게 된다.”
-본문 중에서..
나에게 가장 많이 와 닿은 내용이라 한번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