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
박형상 지음 / 글ego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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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는 묘한 힘이 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예전에 그 노래를 즐겨 듣던 시절의 기억, 함께 듣던 사람, 그때의 감정, 에피소드 등 모든 것이 함께 떠오른다. 그것이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든, 반대로 어둡고 힘들었던 기억이든 노래는 시간과 세월을 넘어 그것을 다시 꺼내오고는 한다.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기에 강력한 공감과 공진을 주는 것이 노래가 아닌가 싶다. 노래는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기포제가 되기도 하고, 슬픔을 위로해 주는 위안이 되기도 한다. 노래에는 우리의 인생이 담겨 있다. 이것을 반대로 이야기하면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순간은 하나의 노래가 될 수 있다. 힘들었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 가족 이야기, 사랑 이야기, 그때의 감정과 생각은 가사가 되고 멜로디를 입어 노래가 된다. 이 책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는 바로 그런 이야기다. 

내 인생을 밝혀 주는 빛 : 가족, 친구, 사랑 그리고 노래

사람의 일생에는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을 한순간도 제외 없이 행복하기만 한 삶이란 있을 수 없다. 역시 반대로 일생의 모든 순간이 어둡고 불행한 인생도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어둡고 슬픈 시절이라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빛나는 부분이 있다. 묵묵히 내 주변을 지켜준 가족이나 친구 일 수도 있고, 그 시기를 잘 버텨낸 나 자신일 수도 있다.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해준 한 곡의 노래가 빛일 수도 있다. 낮에는 잘 보이지 않더라도 별은 항상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이 책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의 저자는 스스로 그런 인생을 살아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어두움 속에서 빛나고 있던 자신을 돌아보며 이 책을 써냈다. 자신이 삶에서 겪고 깨달은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 동일한 시행착오를 겪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며 그 고난을 어떻게 이겨내고 다듬느냐에 따라 삶이 변화한다. 자신이 언제나 빛나는 별임을 깨닫고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다. 안타깝지만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다. 별은 오히려 어둠 속에서 빛난다. 


순간 머릿속에 한 가지 스쳐 지나갔다. 어두워야 보이는 저 가로등이 나였구나. 항상 빛을 내고 있지만 다 같이 밝아서 내가 빛나지 않는다고 생각했구나. 그제야 알았다. 그저 어둠이 없어서 내가 빛나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음을···.




내가 빛나고 있지 않은 게 아니다. 다들 밝게 빛나고 있지만, 아직 어둠이 없기에 내가 빛나는 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어둠 속을 한 번 거치면 내 빛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는다. 주변이 밝아서 안 보이는 순간도 있겠지만 그건 내 빛이 부족한 게 아니라 똑같은 빛들과 함께 빛나고 있어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 중에서



저자는 이 책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에서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묵묵히 풀어내고 있다. 선뜻 세상에 공유하기 쉽지 않을 개인적인 가정사, 학창 시절 괴롭힘, 가슴속의 숨은 이야기들, 첫사랑과 헤어진 연인들의 이야기들을 용기 있게 써 내려간다. 저자는 인생의 어두운 시기를 겪어 왔고 어두운 자신을 세상에 들키지 않으려고 웃음의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스스로 어둠으로 가득한 삶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쓴 글들을 돌아보며, 과거의 자신에게 위로를 받고 깨닫게 된다. 저자는 스스로를 '삶의 고통을 가족과 환경 탓으로 돌리며 핑곗거리를 찾던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자신은 빛이 나는 존재였고, 언제나 길을 찾아왔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두운 세상에 혼자라고 생각하던 시기에도 묵묵히 자신의 곁에 있던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한다. 혼자가 아니었음을, 그들 덕분에 이렇게 다시 빛을 낼 수 있음을 감사하고 글과 노래로 표현하고 나누고 있다. 이 책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의 정체성이라고 생각된다. 


조금씩 써 내려가던 내 생각, 소소한 일상, 주변의 발견 등 내 삶의 이야기가 어느새 한 권을 채웠다. 그리고 내 심장이 뛰었다. 내 꿈에 용기만 가지고 덤비던 지난 시간과 다르게 이제는 열정이 용기를 집어삼켰다. 내 삶의 이야기를 쓴 글들을 보고 알았다. 얼마나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고, 안쓰러워했는지. 그리고 내 주변에서 똑같이 경험하고 어두운 시간을 보내며 다시 이겨내고 있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아직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한 명씩 찾아다니며 당신은 빛나고 있다고 말해 줄 수는 없어도,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나의 가사와 음악이 당신의 가슴에 한 뼘 가까워지길 바란다.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 중에서


이렇게 이 책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은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이다. 삶의 순간순간이 담긴 글들을 가사로 바꾸어 노래로 만들어 내었기에 '가사 에세이집'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다. 새로운 장르의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개성이다. 자신의 인생을 글로 써내고, 그 글을 다시 가사로 바꾸어 실어 놓았다. 그리고 그 가사로 창조한 노래를 QR code를 통해 실제로 들어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구조이다. 굉장히 새롭고 참신한 책이다. 그렇지만 낯설지 않은 것은 역시 노래에는 우리 인생이 묻어 있기에 공감대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살아온 길도 흥미롭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취업을 하면서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중간에 연예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고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책에 실린 여러 노래 중에는 AI가 부른 노래도 있지만 저자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도 있다. 싱글 앨범을 발매한 현직 가수다. 책에 실린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들어 봤는데 노래도 아주 훌륭하다. 게다가 노래에 실린 이야기와 가사의 배경이 되는 에세이를 읽고 들으니 노래가 전해주는 깊이와 감동은 배가 된다. 


본인이 직접 부르지 않더라고 본인의 가사에 AI 작곡을 더한 노래들도 창작하고 있는데, 이 곡들 또한 굉장히 좋다. AI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곡들은 유튜브 채널에서 들어볼 수 있는데 흥미가 있으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걸어본다. 역시 책을 읽고 가사를 읽은 후 QR code로 들어가 들어보시면 감상의 즐거움이 더 커지실 것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이 책 <너는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나고 있어>은 책 자체로도 훌륭한 에세이이지만, 연계하여 음악과 함께 들으면 감상의 즐거움을 더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재미있는 콘셉트의 책이다. 책과 음악이 함께 하는 경험을 누려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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