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
강행구 지음 / 북랩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세계가 예전처럼 멀지 않다고 느껴지는 시대이다. 해외여행 한두 번쯤 안 가본 사람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 여기저기 여행과 출장을 다니는 글로벌 시대이다. 가깝게는 일본, 동남아부터 멀리는 호주, 미국, 유럽도 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시대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조금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지역이 있다. 아마도 아프리카가 아닐까 싶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우리의 의식 속에 낙후되고 어려운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땅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먹을 것이 없어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 원시부족들이 뜨거운 태양 아래서 사냥을 하는 모습이 아직도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은 이런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불식시키는 책이다.

 

아프리카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

 

이 책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아프리카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6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아프리카의 역사와 철학, 문화적 배경 그리고 식민 지배로 인한 상처와 영향을 설명하며 아프리카라는 복합적인 지역과 민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냉전의 시대를 겪으며 정치적으로 아프리카가 걸어온 길을 조명하고, 아프리카는 어쩌다 빈곤하고 낙후한 지역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아주 잘 정리되어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화의 시대에 아프리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아프리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챕터인 'Chapter 6 왜 지금 아프리카인가?'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 아프리카가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아닌 전 세계의 중심축이 되어 가는 협력의 파트너라는 설명이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와닿는 부분이다. 중국이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 구상의 큰 핵심으로 아프리카와 많은 사업을 추진해 온 것이 결코 우연히 아니고, 이미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젊고 강력한 지역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며 아프리카는 더 이상 '빈곤과 갈등의 대륙'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고, 세계 정치와 경제 질서 속에서 점점 더 중요한 전략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유럽의 외교 재편, 글로벌 공급망 재구성, 기후 위기와 에너지 전환 가속화 등 국저 질서가 요동치는 가운데, 아프리카는 단순한 자원 공급처를 넘어 외교, 안보, 경제, 기술이 교차하는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 중에서

 

이 책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이 아프리카에 대한 다른 책들과 차별화를 갖는 부분은 저자의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1995년 외교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후, 30년간 아프리카와 영사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외교 업무에서 경력을 쌓아 온 직업 외교관이다. 특히 코트디부아르, 가봉,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주요 국가에서 근무하며, 영사 업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국가 운영과 사회 변화 등을 현장에서 온몸으로 체득하였다.

 

이론으로 배운 아프리카가 아니라, 현장에서 오랜 시간 체득한 살아있는 아프리카를 써낸 것이 바로 이 책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아닐까 싶다. 아프리카 대륙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인사이트가 남다르다. 역사적, 문화적, 지정학적, 정치적, 경제적, 자원적 등 모든 면에서 통찰력을 발휘하여 아프리카 대륙을 꿰뚫어 보고 있다. 그런 수십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한 번에 전해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아프리카 진출은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정치·사회·문화·제도 전반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수반되는 복합적 전략이 요구되는 도전이다. 그러나 이 도전은 철저한 준비와 현지화 전략, 공공·민간 협력, 문화적 감수성과 제도 이해를 바탕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과거 불확실한 국제 환경 속에서도 눈부신 산업화를 이뤄낸 한국 기업들은, 이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에서도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하는 실질적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다.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 중에서

 

멀고도 낯설게만 느껴졌던 아프리카 대륙이 우리나라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고, 전략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기반 시설이 오히려 ICT 강국으로 한 번에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한국은 ICT 강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아프리카와 함께 추진해 볼만한 일이 많을 것 같다. IT 강국이면서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겪은 우리나라가 미래를 함께 할 전략적 파트너로서 아프리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시야가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 아프리카가 한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유를 정리해 놓은 부분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통찰력을 아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느낌이다. 마치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와 왜 협력해야 하고, 얼마나 서로 잘 맞는 파트너인지 설명하기 위해 책의 앞부분이 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책의 주요한 메시지를 잘 담고 있는 부분이라 꼭 정독해서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이 시대에 왜 우리 한국은 아프리카를 알아야 하는지 가슴 깊이 와닿는 내용이다.

 

한국에게 아프리카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다. 아프리카는 배터리,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한국의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 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리튬, 코발트, 니켈과 같은 전략 광물의 안정적 확보는 한국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며, 아프리카와의 공동 개발 및 가치 사슬 협력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또한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인 젊은 인구 구조와 빠르게 확대되는 중산층은 아프리카를 ICT, 제조업, 콘텐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높은 디지털 수용력은 한국 기업의 기술과 콘텐츠가 효과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 중에서

 

아프리카라는 대륙은 우리에게 여전히 가장 낯설고도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프리카는 빠르게 세상의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고, 이미 우리 곁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 <아프리카, 세계를 다시 그리는 대륙>가 이런 시점에 아프리카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우리와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할 파트너, 아프리카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