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이웃
서수진 지음 / 읻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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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정한 이웃’에 대한 이야기였다. 호주의 무더운 홀리데이 주간. 그 일주일에 일어난 일들이 네 여성의 일상을 송두리 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이웃들은 여전히 다정하기만 해서 이 일들이 정말 일어난 게 사실인지 꿈인지를 헷갈리게 만든다. 이건 적어짐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인걸까, 발생함으로 인해 적혀버린 사건인걸까. 

어느 날 사라져버린 남자 후이. 후이의 부재로 인해 이 빈자리는 의구심으로 가득차버렸다. 의구심은 의심이 되고 의심은 확신이 되어 벼락처럼 네 여성을 꿰뚫어버린 이야기. 너만 이 불행을 피해갈 수 있을까 했던 의문은 마지막 장이 되어서야 불행의 미소를 보여준다. 

끝이 되어 갈수록 당황스럽긴 했는데 이 모든 시작점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불행은 여성들에게 일어났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멋대로 살고, 멋대로 행복하고, 멋대로 살아나가기로 결정했는데 여성들에게는 그저 삶과 죽음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제멋대로 속이 쓰리다. 남자들이 좀 더 불행했으면 더 나락으로 지옥으로 쳐박혀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갈피를 잃어버렸다. 하여튼 중요한 부분은 다정하기는 지랄맞게 다정했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은 우주같아서 일어난 일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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