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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구운몽 ㅣ 최인훈 전집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1월
평점 :
20대 남성인 주인공 이명준은 40년대 한국 전쟁 발발 직전, 남한에 거주 중이다. 아버지는 월북하였고, 어머니는 사망하여 아버지 친구집에 얹혀살고 있다. 윤애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아버지가 대남방송에 출연하여 끌려가 고문을 받게 되고, 결국 월북하고 만다. 그러나 정치적 이상향으로 생각했던 북한의 실상을 본 그는 환멸을 느끼고, 은혜라는 여자와 다시 사랑에 빠진다. 6.25 전쟁이 발발하여 은혜는 사망하고, 더 이상 남과 북 어느 쪽에도 희망이 없는 그는 중립국 행을 택하지만, 중립국으로 가는 배 위에서 바다로 떨어지고 만다. 당시의 북한은 인간의 개별성을 말살하는 시스템과 문화 관습을 가지고 있었으며, 남한은 친일파가 득세하고 부정부패가 가득하던 사회적 상황이었다. 소설 속 광장은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활동하는 공간이며, 밀실은 개인의 주체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그 어떤 밀실도 허용되지 않는 사회, 남한은 밀실은 있으나 광장이 타락하고 부패한 사회이다. 둘중 어느 곳도 광장과 밀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작가가 가장 중요시 했던 가치는, 전쟁과 이념을 뛰어 넘은 ‘사랑’의 숭고함이다. 그것을 두 여성, 윤애와 은혜와의 관계를 통해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두 여인과의 사랑도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고, 남과 북 어느 곳에도 그는 발을 붙이지 못한다.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 3국을 택하는 결정을 했지만, 그는 중립국으로 가지 못하고 바다로 몸을 던진다. 바다에서는 자신의 딸을 임신한 은혜의 음성이 들렸기 때문이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품으로 가기를 선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