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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 이상 단편선 ㅣ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6
이상 지음, 김주현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4월
평점 :
나는 유곽처럼 생긴 33번지에 모여있는이 18가구 중 하나이다. 내 아내는 18가구 가운데서 제일 작고 제일 아름답다. 그런 아냐를 닮은 명함이 내 방 미닫이 위 한쪽에 붙어있다. 우리는 방 하나를 얻어 가운데 장지로 구분해 위는 나, 아래는 아내가 사용하고 있었다. 오후가 되고 아내가 나가자, 나는 아랫방으로 내려가서 아내의 화장대를 들추고 돋보기를 가지고 평행광선을 굴절시켜 한 초점에 모아 종이를 태우며 놀았다. 싫증이 나면 아내의 화장품병을 집어들어 마개를 빼고 냄새를 맡았다. 냄새는 이국적이고 센슈얼한 향기가 났다. 또 아내에겐 늘 손님이 있었다. 손님이 오면 나는 이불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연구를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했던 연구는 비누처럼 풀어져 온데간데 없어진다. 손님이 가면 아내는 늘 내게 돈을 주었다. 하지만 나는 돈을 쓸 줄 몰라 아내가 준 돈을 모아두기만 했다. 그리고 나는 아내가 준 돈으로 아달린을 사고 산을 찾아 올라가서 벤치에 앉아서 약에 대해 연구를 했다. 그리고 나는 내 눈으로 절대 보아서는 안될것을 그만 보아버리고 말았다. 나는 거리로 도망치듯 뛰어나가 버렸다. 나는 얼빠진 사람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거리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미쓰꼬시 옥상에 있는것을 개달았다.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려웠다.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날개야 다시 돋아라를 한번 외쳐 보고 싶었다. 이 작품을 읽고 먼저 내 자신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