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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사람이다
오영진 지음 / 브리즈(토네이도)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큰손 가득 담긴 자그마한 발에서 나는 2년전 출산을 하고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를 떠올렸다. 뱃속 아이의 태동을 느끼면서 출산후 이 아이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신뢰를 심어 줄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모진 산고 끝에 안아든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내 손가락 하나를 움켜 쥐는 순간 나는 진통 내내 참아 내었던 눈물을 터트리고야 말았었다. 내 손가락을 온 힘을 다해 움켜 쥐던 아이의 믿음에 형용할수 없는 감정과 사랑이 쏟아지는 기분을 느꼈었다. 내 뱃속에서 시작된 순간부터 아이와 나의 사랑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남자와 여자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등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 사랑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니까 사람이다> 여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 사랑이 누구와의 관계에서든 존재 할수 밖에 없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유쾌하나 사람과 사랑, 삶의 고뇌가 느껴지는 사람과 사랑, 가을처럼 외로운 사람과 사랑,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람과 사랑이 나를 울리고 웃게 만들기도 했으며, 인생의 교훈도 배우는 시간이 되게 했다.
한번쯤 들어 봤던 이야기 같기도 했던 이야기는 사람사는 세상살이가 거기서 거기구나 하고 생각되었으며, 진실된 사람들이 사는 냄새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80년대 학생운동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 세대다 보니 그 시대의 이야기는 그다지 공감이 되진 않기도 했다. 다만 고뇌와 투쟁 속에서도 사람과 사랑은 존재하고 있었다. 의경과 운동권 학생의 인연에서 느낀 것은 안타까움과 희망이였다. 시간에 따라 두사람의 상반된 입장 앞에 시대의 아픔을 느낄수 있었고, 서로의 입장을 되돌아 보는 그들이 희망적 이였다.
정열적인 사랑만이 아닌 진짜 사람사이의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만남이였다. 매일 만나기에 잊었던 사랑도 찾게 되었고, 애써 부인했던 과거의 사랑도 인정하였으며, 매일 말없이 잡아주는 두 손에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늘 울고 보채기만 하는 아들 녀석의 투정이 갈구하는 사랑진행형임을 새삼 깨달는 시간이였다. 연인의 사랑이 식었더라도 부부사이의 사랑은 늘 건재하고, 내 사랑 역시 보답없이 나누고 있음을 기억 할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