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일까 사랑일까
유희완 지음 / 토실이하늘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한때는 사랑이 전부인 시절이 있었다. 사랑에 울고 웃고, 사랑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던 그땐 정말 사랑 없이는 절대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마 그런 사랑과 헤어진다는 건 나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이 느껴져 그렇게나 집착했었나 보다. 헤어진 후의 그리움을 버텨내는 것 또한 힘든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지금은 그런 그리움이란 내겐 희미해져 어색하기만 한 감정이다. 


하지만 지금 열렬하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이별하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에겐 여전히 사랑과 그리움이란 감정은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특히나 헤어진 후의 처절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을 사람들에겐 순간순간이 힘들고 괴로울것이지만 그 무엇보다 상대방 역시 같은 그리움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나처럼 힘든 것인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쓸데없는 후회를 끝내고 용기내어 다시 시작하고 싶어도 그저 견뎌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움이란 감정은 단지 추억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감정이 아닐까. 



언제까지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과거형으로 변해버린 지금의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
사랑했던 사이로 변해 있었다. 
행복해가 아닌 행복했었다. 
사랑해가 아닌 사랑했었다. 



 

 

이 책은 그런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를 남자와 여자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 역시 16년간 연애를 하며 여느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굴곡을 겪었기에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느꼈던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 시간동안의 연애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이 이 책에 그대로 잘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흔하디 흔한게 사랑이야기고 사랑이 있다면 이별 또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사랑했던 그 순간의 빛나는 기억보다 헤어진 후의 절절한 시간들이 훨씬 더 우리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은 사랑할 땐 깨닫지 못했던 진짜 사랑을 헤어진 후에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진짜 사랑을 확인하고 깨닫는 순간의 감정들이 오롯이 기록되어 있는 이 책의 글들을 읽다보면 아마 같은 상황의 수많은 사람들 역시 과거를 돌아보며 다시 한번 진짜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헤어진 후 슬픈 발라드를 들으며 감정이입하듯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그리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기에, 사랑과 그리움이란 서로 다른듯 같은 두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이야기>
네가 가끔
나에게 보고 싶을 거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
보고 있었으면서도 왜 보고 싶다고 했던 거야?
난 지금까지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
<여자 이야기>
이상하게도 자꾸만 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언제부턴가 너와 헤어지는 게
너무나도 아쉽게만 느껴졌던 내 마음이
어느새 나에겐 보고 싶다는 의미가 된 것 같더라고.
그래서 너를 보고 있으면서도
보고 싶을 거라는 말을 했었나 봐.


 

사실 난 헤어지면 쿨하게 끝을 내는 성격이었다. 물론 슬프지 않고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으나 사랑했던 동안 내 모든것을 쏟아 부어 사랑했기에 헤어질 때 후회없이 헤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질척거리게 연락을 해오고 다시 만나자는 희망사항을 내비춰도 단칼에 잘라낼 수 있는 단호함마저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회을 하고 미련을 가지기 마련이다. 사소하게 상처줬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생각나며 점점 더 자신을 힘들게 만들곤 하니 말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겪었던 많은 상황들이 언제나 행복하기만 할 순 없기에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해 줘야 하지만 대부분 그러지 못해 이별이라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사랑하던 시절 헤아리지 못했던 상대방의 마음이 헤어진 후에도 끊임없이 궁금하고 그래서 또 용기내서 말할 수 없게 되기에 사랑과 그리움은 혼자만의 감정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감정이라는 말이 깊게 와닿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중에도, 헤어진 후에도 이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그리움인지 미련인지 혼란스럽기만 한 사람들에게 똑같은 상황일지라도 남자와 여자가 느끼는 다른 감정에 대한 이야기들은 아마 본인들 스스로 그 감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확실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소중함과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의 크기를, 헤어짐과 그리움으로 너무나 힘든 사람들은 미련이 있다면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용기와 또는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마음의 정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이대로 그냥 남이 되어 버리기에는
서로가 그립고 또 많이 그리워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우리는 서로 아파하며 그리워하기보다
아직 사랑해야 할 시간이 더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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