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이 전부다 - 인생이 만든 광고, 광고로 배운 인생 아우름 29
권덕형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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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만큼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능력이지만 특히나 중요시 되는 분야가 광고가 아닐까. 짧은 시간동안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선 독특한 아이디어와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감성까지 두루 필요하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비록 직접적인 광고를 만들어 본 적은 없지만 경영학과에 다니며 들었던 광고론수업에서 참여했던 광고 공모전을 준비했던 경험으로 비추어 보자면 아마 그 갑절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기에 힘든 직업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광고의 매력이란 무궁무진해서 잘 만들어진 광고 한편은 오랜시간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히곤 한다. 그 어떤 긴 영화보다도 훨씬 큰 감동과 재미, 또는 깊은 공감을 일으키기도 하니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고통 또한 상상이 간다. 그렇기에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 일상 생활의 사소한 것 하나도 세심히 관찰하고 하나의 편협한 시각이 아닌 모든것을 다양하게 보는 시선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중요하기에 광고를 ‘발견의 예술’이라고 칭하는 것이 아닐까. 



광고는 ‘발견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남들도 잘 알고 있는 것, 이미 밝혀진 사실을 전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광고가 될 수 없다. 반면이 제품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못한 장점들을 찾고 알린다면 소비자는 ‘뉴스’를 접하는 셈이 된다. ‘뉴스’는 제품을 다시 보게 하고, 마음을 움직인다. 이렇게 ‘발견’을 담아야 광고가 제 일을 하게 된다. 


 

 

 

 

저자는 21년 차 광고인으로 그의 손을 거쳐간 광고들은 수없이 많다. 이름만 들어도 무슨 광고인지 기억날만큼 유명한 것들도 많아 그가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는 것이 짐작된다. 그는 특히 평범함 속에 비범함이 있다는 믿음으로 일상 속 작은 일들에서 새로움의 씨앗을 수집한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면 작은 것도 크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스쳐 지나가던 것들을 길게,오래,눈여겨 보는 것은 피곤하고 신경쓰이는 일이다.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매우 인간적인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발견을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진 않는다. 광고의 매력이 발견에 있고 광고만이 아닌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다 발견이라는 그는 광고를 만드는 법이나 잘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닌 한편의 광고가 담고 있는 의미와 그 광고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을 책속에 가득 담았다. 짧은 광고 한편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우리의 일상과 연결되며 단순히 광고의 내용이나 기법만으로 채워진 책보다 훨씬 더 광고가 알리고자 하는 의미들이 잘 전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짧은 광고에서 인생의 진리를 찾을 수 있고 인생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기에 잘 만들어진 멋진 광고는 소설이나 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하나의 문학작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공익광고를 통해 이웃과의 나눔이나 죽음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질 수 있고 비록 물건을 팔기 위한 상업적 광고일지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고단함이나 자신의 존재 이유, 비대칭적인 사회의 모순을 느낄 수도 있다. 광고에는 정말 우리의 인생살이가 골고루 녹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삶에서 그런 많은 것들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정확히 알아보고 캐치해 낼 수 있는 능력이 광고에서는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광고 뿐만이 아니라 회사에 제출하는 자기소개서나 가게의 상호명처럼 짧지만 가장 먼저 우리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제목의 중요성과 그런 제목을 잘 지을 수 있는 방법들이 함께 써져 있다. 실제 그 내용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우선 면접자든 고객이든 독특하고 궁금증을 유발할 참신한 제목이 있어야 수많은 경쟁자들 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내게 담긴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멋진 제목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좋은 광고는 공감을 부르는 광고다. 그리고 공감이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너와 나의 마음속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발견은, 마냥 행복하거나 정의롭거나 달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프고 못되고 쓴 것들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이라면 그것을 긍정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모든일에 각자의 창의성과 열린 가치관이 필요한 시대지만 아직도 우리의 생각과 말들을 꽁꽁 숨겨놓고 진실을 담으려 노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진실과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담지 않은 광고는 분명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눈길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고 화려하기만 한 광고는 우리에게 감동이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기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되지 못하고 금방 사라져버리고 만다. 수많은 광고인들의 끝없는 야근과 원형탈모가 생길 정도로 받는 극강의 스트레스 끝에 탄생된 광고 한편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끝없이 고민하고 그 속에 우리들의 일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광고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또는 생각 해 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을 끝없이 관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작업이 분명 쉽지 않고 힘들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 또는 깊은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결과물로 영원히 기억되고 회자된다는 건 노력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도 든다. 광고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역시 일상 생활에서도 작은것 하나도 세심히 관찰하고 눈여겨 볼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다. 



부디 나의 광고가 귀 기울이지 않고 스쳐 지나갈 정도로 미천한 크리에이티브가 아니기를. 좀 더 진지하게 귀 기울이게 하는 호소력 있는 광고이기를. 정신 번쩍 들게 해서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정신을 가능케 하는 절절한 외침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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