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아우름 28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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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큰 고초를 누구나 한번씩은 겪을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방법이야 모두가 다르겠지만 어쨋든 아무런 사건 없이 인생이 그저 행복하게 술술 풀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 같아도 아무리 부자일지라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고,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언제나 불행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스스로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조언해 주지만, 내 마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원론적인 물음부터 시작하게 된다면 답을 찾는 것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상황이나 물질만으로는 우리의 삶을 정의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어떠한 것들이 분명 우리의 인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해서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철학이라는 학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철학이라는 것이 인생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역시 철학이 어렵고 낯설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철학자들이 남긴 책을 읽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그들이 남긴 한문장이나 짧은 글귀에서 큰 인생의 울림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실질적인 나의 지금 상황을 해결해 주진 못한다하더라도 그 상황을 바라보고 대하는 내 생각과 가치관을 새롭게 바꿔주고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해주는, 어찌보면 때가 끼고 흙이 묻은 나의 삶을 정화의 과정을 거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어떻게든 자주 철학책들을 접하고자 노력하기에 인생이 잘 풀린다는 이 책의 제목은 특히 더 많은 기대를 하게했던 것 같다. 



철학은 이미 지성만이 떠안은 게 아닐 것이다. 지성보다는 풍부한 감성이 새로이 철학을 짊어질 필요가 있다. 사실만을, 즉 물적인 것만을 생각한다면 과학이 있기 때문이다. 철학은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인간적인 것, 결국 언어를 초월한 것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지성 아닌 감성과 통찰을 근본에 둔 학문 같은 것이다. 


 

 

 

저자는 어린시절부터 책을 좋아하여 많은 작가들의 책을 읽고 니체,괴테,토마스 만,단테,도스토옙스키등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접하며 특히 니체에 큰 감명을 받아 종교와 철학에 관한 많은 책을 집필했다. 그런 작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철학적 생각과 관심이 그대로 담긴 책이 바로 <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많은 철학자들의 말과 글이 담겨있지만 한 챕터를 니체로 잡을만큼 그를 사로잡은 것이 니체의 철학이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과 답을 하는 과정과 그간 우리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념이나  가치를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또 끝없이 좇고 있는 성공이나 세속적인 가치판단들이 사실은 하나의 관습이나 풍습에 지나지 않으며 그런것들을 욕망하며 살다보면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 수 밖에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어떤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성공,실패,승리,부등의 가치들을 정답이라 생각하며 타인과 비교하고 개개인의 일상을 평가하고 점수 매기며 점점 행복한 삶과는 멀어지고 마는 것이다. 억지로 일하고 끝없이 이해하고 판단하려 하며 깨달음을 얻고자 고군분투하지만 저자는 그 어떤 종교나 말, 지식도 한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일에서 즐거움을 얻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며 몸과 마음으로 이 세상을 알아가려 노력하고 자신을 특별하다 여기지 않으면 이 세상 모든것이 하찮게 여겨지지 않고 존귀한 존재가 된다. 어떤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강인함을 가지지 못하면 언제나 후회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분명 스스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기에 진짜 인생이고, 그 고통을 견디거나 극복할 때 비로소 인생을 살아가는 맛이 있다. 고난이 없다면 인간은 절대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은 고정관념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 아니다. 내 방식으로 살아가는 시간이고 장소이다. 세상의 흔해빠진 고정관념에 물들어 버리면 나는 사라진다. 그것은 내 안에 나이 든 타인이 수없이 담겨 있는 것에 다름없다. 그런 사람에게 개성 같은 것은 없다. 


 

사실 책은 굉장히 얇고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다. 짧은 글도 몇번을 다시 읽게 되거나 가끔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저자가 이야기하는 행복한 삶의 모습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항상 옳다고 생각하던 것들임에도 힘든 상황이나 현실이 닥치면 그런 생각들은 가장 먼저 삭제되버리곤 한다. 그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자기 자신이 행한 결과물이라는 말이 특히 와닿았다. 현실은 이상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고 엉망이 되버린 현실도 누군가가 훼방을 놓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현실에 참가하여 만든 것임에도 우린 끝없이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며 질책하고 탓하는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곤 한다. 게다가 큰 선택의 순간에는 언제나 우물쭈물하며 선택을 미루고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기를 마냥 기다리며 인생을 허비한다. 나역시 항상 힘든 상황에선 선택을 회피하고 또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부단히도 애를 썼던 순간이 많다. 하지만 그 상황에선 그것이 최선이라 여기며 스스로 합리화하기에 사실 알고 있었고 진부하다는 생각에 기억 저편으로 밀어내버린 생각들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시간이 분명 필요하다. 그런 가치관의 정화를 시킬 수 있는 것이 이 책과 같은 철학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는 분명 좋았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님에도 우린 언제나 바람직한 인생의 모습을 정해놓고 그것에 맞추고 억지로 끼워넣으려 애쓰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곤 한다. 힘들고 괴로웠던 일들도 삶의 일부분이고 그 모든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인생임에도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하나의 잣대를 세워 좇아가는 잘못을 반복한다. 그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쉬워 보임에도 우리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기에, 어렵게 느껴지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철학책을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이란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비탄하는 것도 아니다. 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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