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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투 워라밸 - 일과 삶의 적정 온도를 찾는 법
안성민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2월
평점 :
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함께 하는 금요일, 칼퇴.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꿈같은 이야기라고 느낄 것들이 원래는 지극히도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 가끔 체감되지 않을때가 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판단이 업무에 대한 성과나 업무 과정에 대한 평가가 아닌 야근의 횟수나 주말에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평가되어지는 사회에서 개인적인 삶의 여유를 찾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상사의 말은 법이요, 승진을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회사에만 올인해야 하기에 개인의 삶이란 회사에 종속되어 있는 것일 뿐, 너무나 당연히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 바치며 보내는 사람들에겐 진정 행복한 삶에 대한 욕망조차 가져 볼 시간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도 서서히 변화의 조짐이 싹트고 있다. 워라밸이란말은 특히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겐 회사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워크와 라이프 밸런스의 줄인말로 일과 삶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압축성장을 이루며 쉼없이 일에만 매진하며 살아온 세대들과는 달리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일 못지않게 자신의 여가나 생활 역시 중요시 여기며 그 밸런스를 맞추기위해 노력하는, 참으로 바람직한 문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문화는 아직도 집단주의적인 사고가 팽배하고 흔히 꼰대라 불리는 고지식한 상사들로 인해 개인의 삶의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며 일과 삶 중에 하나만을 선택할 것을 요구하기에 우리는 당연하게도 일에 지배당하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오직 나만을 위해서 잠깐 외부와 단절된 상태, 플러그를 뽑아둔 아주 잠깐의 시간. 이때가 바로 일와 삶의 균형, ‘워라밸’을 가능하게 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나 형편, 즉 생계에 매우 관심이 많은 자칭 생계형 인문학자로 기업과 사회를 위해서는 모두의 지속 가능한 삶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 핵심 키워드가 워라밸이라 말한다. 그렇기에 이 책엔 각자의 현재 상황에 대해 체크해 보고 자신의 삶의 모습이 어떤지 되돌아보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나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나부터 바뀌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워라밸은
분명 사회적으로도 많은 논의와 개선이 필요하지만 개인의 노력이 수반되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는 대부분 조직에 순응하고 조직에 맞게 변화되곤 하지만 개인이 한 사회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각자가 바뀌려 노력하고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변화 역시 시작될 수 없다. 그렇게 워라밸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면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거절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나 yes만을 강요하곤 하지만 자신만의 워라밸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가지고 중심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생계라는 명목하에 이루어지는 수많은 위선과 전통이라는 허울 아래 만들어진 불합리함을 수용하며 끝없이 나의 행동들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조직에서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눈치를 보며 우리라는 울타리에 갇힌채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워라밸을 지킨다는 것은 워크만을 중요시 해서도, 그렇다고 라이프만을 중요시 해서도 안된다. 현재 나의 상황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자신만의 알맞은 접점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맞춰나가야 하는 것이다.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것, 워크와 라이프 둘다 언제나 내가 중심이어야 하는 것이다.
정답이 없는 사회에서 정답을 찾으려 하니 답이 나올 리가 있나? 세상 속에 정답이 없으니, 우리는 나에게서 그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 각자의 정답은 마음속에 존재한다. 언제나 내가 내 삶의 중심임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 사회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직장과 가족,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해 왔다. 그렇기에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성공한 사람들 이면엔 항상 부재를 버티고 견뎌낸 가족들의 외로움이 바탕으로 깔려있다. 과연 그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둘 중 하나를 포기하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둘 다 포기하지 않고 함께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는 것을 더이상 민폐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 인생의 결정권은 나에게 있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 역시 내가 져야 하는 것이다. 집단의 선택을 따라가고 남의 눈치를 보며 선택하는 인생의 실패를 그 누구에게도 탓할 수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가 져야 하는 것이기에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에 집중하든 그 결정은 자신이 해야 한다. 그렇기에 워크와 라이프 둘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삶이 언제나 완벽하고 풍성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여유를 즐기고 새로운 것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작은 틈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막상 자유시간이 주어져도 그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곤 하다. 항상 일이 우선시 되던 인생에서 생긴 자유는 어색하기만 하다. 그럴때 자신이 무엇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한지 찾고 또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시간을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닌 회사를 위해, 타인을 위해 쓰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회사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더이상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적절한 워라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나와 가족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워라밸을 지킨다는 것은 포기가 아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불필요한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결심일 뿐이다. 워라밸은 어떤 기회에 대한 포기와는 다르다. 그저 주도적으로 판단해 내 인생에 있어 더 중여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하는 선택과 집중이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에 집중하든 그 결정은 자신의 몫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도 오로지 자기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