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 - 의식주와 일상을 뒤덮은 독성물질의 모든 것
로랑 슈발리에 지음, 이주영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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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의 발달로 우린 더 편한 삶을 살고 있다. 분명 옛날엔 번거롭고 힘들지만 해야만 했던 일들이 지금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되버린 경우도 많고 그로인해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발달의 이면에는 호시탐탐 우리의 건강을 노리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얼마전 우리를 충격에 빠트린 살충제 계란이나 생리대 파동처럼 잊을만 하면 터지는 먹거리나 생활용품의 유독성분에 대한 기사는 믿고 쓰던 것들에 대한 신뢰를 산산조각 내며 패닉상태에 빠지게 한다. 


사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걱정 되는 것이 먹거리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먹을것이니까. 그런데 한번씩 파동이 터질때 마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하는지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어떤 걸 먹여야 하고 어떤 걸 먹이지 말아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많다. 한번 생긴 불신은 유기농 식품이라해도 100%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시작하며 두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우리가 먹는 먹거리에  수많은 화학물질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왠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모르고 먹은 뒤에 병이 나서 알게 되는 것은 너무 늦다. 그리고 너무 위험하다. 그렇기에 진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에게 미치는 유독성을 포함해 화학 물질에 관한 정확한 이론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행동이 필요하다. 그저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어느 순간 건강과 환경이 위협받았을 때 이르러서야 행동하면 너무 늦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먹고, 입고, 쓰고, 바르는 일상생활과 밀첩하게 관련된 것들에 어떤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는지 또 그로인해 화학물질에 중독되어 발생하는 병이나 증상과 더 나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세세하게 쓰여있다. 비록 어려운 이름이나 복잡한 기호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눈을 부릅뜨고 볼 수 밖에 없었던건 대부분 우리들이 큰 의심을 가지지 않거나 별 생각없이 지나쳤던 부분을 전문가의 시선으로 자세하고 또 면밀하게 파헤쳐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우리는 생각지도 못했고 또 생각할 수 조차 없을 수많은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섬짓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첨가물은 식품을 맛있게 보이게 하고 생산비용을 줄이고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수많은 화학물질이 섞여서 발생할 유해함에 대한 연구결과나 자료는 미비하다. 비단 먹을것 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입는 옷 역시 자연에서 얻은 재료가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소재이며 무엇보다 큰 문제는 그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위험한 화학물질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작업하기에 암이나 폐질환같은 병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바르는 화장품 역시 피부에 흡수되었을 때 치명적인 것들이 있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화학물질은 피부에 흡수 되었을 때 가장 위험하다고 하니 그 어느것 하나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것이 없다. 


사실 내가 먹고 나만 바르면 나에게만 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롭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 가장 강력한 충격이었다. 매년 약 4,000톤의 선크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전 세계 산호의 10%가 하얗게 탈색되고 있고 선크림의 내분비를 교란하는 화학 물질로 인해 물고기와 일부 연체동물의 수컷이 암컷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또한 우리가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페트병 생수는 사실 수돗물 보다 안전하지 않으며 페트평 생수를 마시라고 권하는 분위기의 뒤에는 거대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있고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가격의 최대 30%가 광고 비용으로 추정된다니 그것은 고스란히 소비자인 우리에게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화학물질이 체내에 쌓이면 유전이 되기도 한다니 단지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물건을 만들어 파는데만 급급한 기업들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소비자들의 안전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우기에 그에 대한 연구나 보완책을 내놓을 생각 조차 없으며 기업과 과학계의 커넥션은 돈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과학을 도구로만 생각하는 이기심엔 할말을 잃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뒤엔 끝없는 구매욕구로 더 싸고 더 많은 물건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낭비와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기에 기업들은 더 많은 첨가물과 화학물질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기에 우리 소비자가 알고자 노력하고 끊임없이 기업에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방관하고 있는다면 우리의 건강은 계속 위협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소비자는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객관적인 정보로 무장해 힘을 행사해야 한다.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물건 하나를 사며 성분표나 첨가물을 일일이 확인하고 따져보고 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그냥 단순히 괜찮겠지란 안일한 생각으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곤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걸 먹고 어떤걸 사라는 건지 따지고 보면 살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분명 피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나간다면 우리 가족의 건강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에 비록 머리 아프고 번거로울지라도 한번 더 따져보고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역사적으로 기술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지만 과학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해 더욱 안전한 기술을 추구하는 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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