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이모션 - 달라이 라마와 세계적인 석학들이 나눈 ‘마음 치유력’에 대한 대화
달라이 라마.존 카밧진 지음, 다니엘 골먼 엮음, 김선희 옮김 / 판미동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마음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불교가 가장 큰 종교중의 하나이기에 그 내용이나 가르침을 역사 수업시간에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고 큰 깨달음을 얻은 승려들이 남긴 저서나 명언에서 물질적인 것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가슴 깊이 느낀 적도 많다. 가끔 접하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한 현상이나 사례들은 분명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어떤 미묘한 감정의 부분이나 의식 저너머가 존재하진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거나 입증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눈에 보이는 어떤 형체나 뚜렷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을 다스리고 비우는 수련을 행하는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마음이 가진 치유의 능력이나 의식의 흐름은 증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치부해 버리기엔 인간과 이 세상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기에, 그것에 대한 토론을 위한 종교와 과학의 만남이란 실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가 없다. 


마음과 생명 학회는 마음의 평정과 세계의 평화를 이끄는 달라이 라마와 신경과학, 행동의학, 심리학, 철학의 저명한 학자들이 감정이 몸을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몸과 마음의 연결과 관계에 대해 탐구하고 토론하는 학회이다. 불교라는 것이 우리에겐 굉장히 친숙하고 대중적이지만 서양사람들에겐 신비롭고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이 책의 학자들은 불교나 불교의 가르침에 대해 어느정도의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이들이지만 일반적인 시민들의 입장에선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또한 과학자들은 대부분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입증된 진리가 아닌 초자연적인 힘이나 의식의 세계 같은 영역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데 소극적이고 배척적이기 마련이다. 과연 불교에서 말하는 전생이나 사후세계와 업보, 명상과 참선을 통해 새로운 의식을 느끼고 병을 치료하는 것에 대해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을까?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이나 사후세계를 경험해 보고 돌아온 사람을 우리는 대단히 정신적이나 영적으로 다른 층위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마 똑같은 경험을 이야기 하더라도 서양에선 정신착란증이나 정신분열증이라며 병으로 진단해 버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우리가 우리의 통합성을 깨닫지 못할 때, 우리 자신과 같이 생명 있는 모든 존재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책은 학자들과 달라이 라마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자들은 각자 분야에서 몸을 치유하는데 마음과 정신이 어떤 영향을 가지는지 분석하거나 여러가지 방법이나 실험을 통해 좀더 과학적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그런 과학적 입장과 달라이 라마의 불교적 깨우침의 토대로 쌓인 인간 본성과 의식의 세계, 정신의 중요성이 적절히 융합되며 인간의 온전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서히 알아가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요즘 현대인들의 많은 병의 시작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비우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어떻게 해야 마음을 비울 수 있고 또 마음을 비운 뒤엔 어떤 정신 세계가 펼쳐질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렇듯 몸과 마음은 절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 되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몸이 아프면 현대 의학의 힘을 빌어 치료하고자 하거나 약물에 의존하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되돌아 보거나 치료하고자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의학의 힘을 빌리던 종교의 힘을 빌리던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은 온전한 삶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는 안됀다는 것, 그것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명제가 아닐까. 



명상이 마음을 완전히 텅 비우는 게 아니라 사물을 실재하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란 점을 알려 주고 싶습니다. 




사실 명상으로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나 참선으로 정신을 수양한다는 것이 절대 쉽게 느껴지진 않는다. 오랜 시간 덕을 쌓거나 어떤 경지에 올라야만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선입견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느낀 것은 인간은 살아가며 분노나 시기, 절망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겪으며 그것이 몸과 마음에 쌓여 병이 생길 수 있지만 그것도 인간 마음의 한 일부분일 뿐 대부분의 마음은 자비나 연민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자리하고 있기에 그것을 잘 다스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 만으로도 우리 몸이 가진 통증이나 병을 고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커다란 깨달음이나 오랜 수양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진실되게 바라보고 주변의 사람들, 사회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단순함 속에 마음을 다스리는 길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과학자들이 힘들게 이루어낸 성과와 불교의 오래된 가르침이 담긴 이야기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해주는 교훈과 지혜를 전해 주는 좋은 매개체가 되어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신을 위해서, 부처를 위해서, 다른 행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행성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런 시각과 깨달음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