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수업 -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
김주영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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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호가까진 아니더라도, 한때 클래식에 빠졌던 적이 있다. 10장짜리 클래식 명반 시디를 구입해서 듣기도 하고 직장에 다니며 바이올린을 뒤늦게 배우기도 했다. 그래도 어린시절 배웠던 피아노 덕분인지 클래식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있었고 지루하거나 어렵다는 인식보다는 동경의 대상이랄까, 재능은 없기에 그저 즐기고 향유하고픈 마음이 드는 대상이었단 표현이 맞을것 같다. 


대부분 클래식은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만큼 클래식을 즐겨 듣진 않는것  같다. 우리나라엔 모차르트,베토벤 같은 작곡가들이 없기 때문인걸까, 고상한 사람들이 취향을 뽐내기 위한 비주류 음악처럼 인식되고 있기도 한것 같다. 하지만 어찌 보면 우리 생활에 익숙한 음악이 클래식이란 생각도 든다. 제목도 작곡가도 모르지만 생활 곳곳에 배경음악처럼 깔려있는 많은 음악중에도 클래식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워낙 음악의 장르도 다양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장르가 생겨나며 우리의 귀를 유혹하기에 굳이 클래식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멜로디도 중요하지만 공감되는 가사 역시 중요한 몫을 차지하기에 가사가 없는 클래식은 뭔가 어색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긴 세월동안 클래식이 잊혀지지 않고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연주되며 이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매료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 되지도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확실히 클래식은 공부가 필요하다. 작곡가에 대한 정보도 중요할 뿐더러 익숙치 않은 악기들이나 어려운 용어들은 시작도 하기 전에 머리를 지끈하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잘 풀어서 쉽게 이야기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기에 이 책을 마주한 순간 나에게 유익한 수업이 될 수 있을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저자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수많은 공연과 강의를 하는 클래식 전문가다. 이 책은 그 달에 듣기 좋은 곡들을 월별로 나누어 총 12 챕터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내용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유명한 작곡가들의 이름이야 익숙하지만 특히 클래식은 각각의 특징이 있는 제목이 아니라 번호나 기호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기에 훨씬 헷갈리기 마련인지라 책에서 나오는 음악이 도대체 어떤 곡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가 표현해 둔 곡에 대한 감상이나 평들에 집중할 수 없는건 내가 그 곡을 모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직접 음악을 들으며 읽지 않는 이상은 100% 공감할 수 없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작곡가의 작곡 동기나 작곡 당시의 시대상들까지 세세한 설명과 나같은 아마추어로선 들어도 못 느낄지도 모르는 중요한 부분이나 곡이 표현하는바는 그래도 어느정도 이 곡이 어떤 느낌을 가지는지 어렴풋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전체적인 한 곡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나뉘어지는 악장이나 단락마다 세세한 설명이 되어 있기에 확실히 그에 맞는 음악을 들으며 이 책을 읽는다면 그 곡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커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음악을 듣고 난 후 꼭 가져야 할 ‘내 영혼의 여유’다. 꿈과 환상의 세계에서 가슴 벅찬 감동을 경험한 후 몇 분 되지 않아 시끄러운 경적 소리, 번쩍이는 신호등과 네온사인, 정신없이 오고 가는 군중의 한가운데 나를 내놓는다는 건, 휴식과 정화를 위해 애써 찾아온 음악 감상의 마지막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음악은 그냥 들었을 때 좋다면 그걸로 된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을 울린 음악이 가지고 있는 진짜 의미를 알게 된다면 더 큰 울림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내가 눈치채지 못하는 기법이나 작곡가의 숨은 의도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고 오랜시간 수많은 연주자들의 손을 거쳐간 하나의 곡이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며 각자의 느낌으로 표현되는 것도 좋다. 확실히 더 쉽고 간단한 설명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바탕이 없기에 그렇게 느껴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저자의 설명만으로도 기대가 되고 들어보고 싶은 곡들이 많아서 리스트업해 조만간 찾아서 들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나의 바이올린이 다시 떠오르며 그때 계속 배우지 못했던 아쉬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언젠가 아이들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그때 나도 함께 다시 배운다면 좋겠단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어쨋든 나는 클래식에 대한 어느정도의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바흐를 연주하는 이도 위대하지만 그것을 인내로 듣는 청중은 더욱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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