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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위한 자존감 수업 -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엄마의 대화법
임영주 지음 / 원앤원에듀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의 가장 핫한 트렌드 중의 하나가 자존감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자존감이 어떤것이라고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명확히 정의 내리라면 글쎄, 콕 집어 말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요소일 자존감이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그 무엇보다 우리 아이의 자존감이 크기를 바랄 것이다. 그와 관련된 육아서는 즐비하지만 사실 육아서에 데인적이 많아 쉽사리 믿음이 가지 않는것은 사실이다. 두루뭉술하고 명확하지 않은 내용에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선뜻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래도 요즘 유독 잘 삐지고 떼가 늘어난 첫째에 대한 고민이 많은터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받아든 책이었다.
자기존중감 즉 자존감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필요하고 또 중요한 것이지만 특히 아직 본인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겐 더더 중요하며 자존감의 기본적인 바탕 아래 모든 대화나 행동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이며,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 부모의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 하나에도 큰 영향을 받으며 또 그대로 흡수하여 모방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자신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고 부모의 자존감이 높다면 아이의 자존감 또한 쉽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이야기이다. 자존감이란 새롭게 만들고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닌 아이가 가진 자존감 그 자체를 잘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존감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힘이고, 자존감이 높은 부모는 양육자로서 아이가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며 자신을 믿는다.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내가 평상시 아무렇지 않게 했던 이야기들이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기도 했다. 사실 아무런 생각없이 내가 아이에게 하던 말들이 책에 나올때마다 얼마나 뜨끔했는지... 분명 모든면에서 완벽한 부모는 없겠지만 아이가 하나에서 둘이 되며 커진 책임감과 스트레스가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던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부모라면 아마 낮동안 호되게 아이를 혼내고 잠든 아이를 보며 미안함에 눈물 쏟아 보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이다. 나역시 매번 후회하면서도 아이들 앞에선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상처되는 말을 쏟아내기도 하는 많이 부족한 엄마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둘째가 태어나며 첫째가 받았을 스트레스를 잘 보듬어 주지 못해 근래들어 많이 변해버린 첫째에 대한 안타까움이 가장 컸던것 같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육아서를 보며 거기에 쓰여진대로 훌륭하게 대처할 순 없을 것이다. 또한 그간의 잘못들에 대한 자괴감에 더 괴로워질지도 모른다. 아니면 잘못된 방향으로 모든걸 참고 본인이 혼자 감내하며 더 큰 스트레스를 만들지도 모른다. 육아서에 쓰여진 훌륭하고 바른 말들을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정작 아이가 잘못하면 그 방침들대로 실천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 역시 많은 조언과 방향이 제시되어 있고 그것에 동조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절대 급하게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말자는 것이다. 내일 당장부터 아이들의 모든 말과 행동에 책의 내용을 대입한다는건 아마도 불가능 할테니 말이다. 육아서의 홍수 속에 너무 많은 정보와 충고들은 오히려 더 혼란만을 가져오기에 나역시 지금 당장 이 책의 내용대로 바뀔순 없겠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겠다고 아이를 바꾸려 한다면 아마 더 감정적인 부모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가 가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 그것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한다면 아이가 가진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일은 없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테니 말이다.
부모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되는 것의 차이, 그리고 그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
요즘은 초,중,고등학교에서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넘어서 대학에서 점수를 낮게 준 교수에게 엄마가 찾아가 따지고 직장에서 자식을 괴롭힌 상사도 엄마가 찾아간다니 일생을 엄마의 그늘에서만 살아가는 아이들이 과연 자존감이 높은 성인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나는 절대 그렇지 않겠다 다짐하는 부모들도 내 자식이 직접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과연 스스로를 잘 통제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아이의 자존감이란 부모가 모든걸 받아주고 케어해 주는 아이보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한 개인으로서 부모가 존중해 준다면 자존감과 더불어 자신의 인생도 스스로 개척하며 살이가는 진짜 성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 자신의 일보다 아이들의 일이라면 더 분별력과 자제력을 잃기 마련인게 부모이기에 그 무엇보다 가족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엄마로서의 위치가 중요할 것이다. 아이에게 휘둘리지 않고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담아둔 것은 엄마인 나의 자존감을 좀 더 중요시 생각하자는 것이다. 나의 마음이 안정되어 있다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그것이 아이를 향한 태도에도 반영될 것이기에 아이들을 다그치고 혼내고 바꾸려 하기 보단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내 마음을 다스리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어려서는 안아 주고 눈 맞추며 사랑해주고, 자라서는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을 소중하게 여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