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컨셉 - 마음을 흔드는 것들의 비밀
김동욱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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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학 전공은 경영학부의 마케팅과였다. 마케팅의 마자도 모르던 고등학생이 큰 포부를 가지고 그 과에 지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마냥 멋져 보이고 프로페셔널해 보이기에 덜컥 선택해 버리지 않았나 싶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많은 과목을 배웠지만 지금 가장 많이 생각나는건 광고론 수업이었다. 그 수업에서 광고 공모전에 팀을 짜서 응모해 보는 과제가 있었는데 비록 붙지는 않았지만 팀원들과 머리 맞대고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몇시간씩 회의를 하곤 했기에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의 뿌듯함과 묘한 희열이 느껴지기도 하며 의미 없이 잊혀진 다른 수업과는 다르게 지금도 내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지 않나 싶다. 


광고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낀것이 그즈음이었고 비록 전공을 살려 일할 순 없었지만 그때의 기억으로 해외의 유명 광고들은 찾아서 보기도 하고 마케팅관련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게 되었다. 마케팅만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또 그 시대를 잘 대변해 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케팅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그들이 팔고자 하는 제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도 브랜드의 가치와 그 브랜드를 알리는 마케팅을 어떤식으로 펼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정도이니 마케팅에 큰 비용을 쏟아 붓는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 커다란 마케팅의 범주 안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저자가 피력하는 것은 컨셉이다. 무엇을 팔고 목표가 무엇이며 어떤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든 결국은 컨셉이 모든것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다. 



컨셉은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소비하고 선텍하는 이유이자 근거가 됩니다. 브랜드가 가진 컨셉을 소비하며 그에 대한 대가를 비용으로 지불하는 것입니다. 컨셉을 잃어버리면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를 소비해야 할 이유를 잃어버립니다. 


 


수많은 광고들 중에도 우리의 뇌리에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광고나 그로인해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가 있다. 그런 광고들은 제품이 너무나 훌륭하거나 광고에서 많은 정보를 전달해 주었기에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다. 그 제품과 브랜드에 맞는 적절한 컨셉을 가지고 있는 광고였기에 우리들의 기억에 긍정적으로 오래 기억되는 것이다. 책에는 컨셉으로 인해 성공한 광고 사례들이 많이 기재되어 있는데 나역시 보며 '아~ 이 광고!' 하며 또렷이 생각나는 광고들이 대부분이다. 꽤나 예전에 방영된 광고들인데도 지금도 그 내용들이 다시 생각나는걸 보면 확실히 인상적인 컨셉의 광고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것 같다.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그런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중요한 것이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지 못하면 제품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판매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똑같은 제품 카테고리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기업들이 모두 다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 카테고리 순위의 3위안에 들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3위안에 들기 위해 우선 자신들의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런 마케팅의 시작이 그에 맞는 컨셉을 잡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중에 자신들이 돋보일 수 있는 차별화 된 컨셉이 있다면 우위를 선점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기존의 경쟁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가치를 보여주는 컨셉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한 곳을 바라 볼 때 다른 곳을 바라보고 거기에 확신을 갖게 되면 분명히 좋은 컨셉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광고 기획자로 우리에게 익숙한 광고를 많이 만들었고 오랜시간 그 분야에 몸 담으며 익힌 것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사실 마케팅 관련 책들은 너무나도 많고 대부분 비슷한 내용을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들만 적혀 있다면 너무나 지루할 수 밖에 없지만 이 책은 같은 이야기일지라도 적절한 예시와 사례가 함께 묶여 있어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것 같다. 비단 기업이나 브랜드에만 컨셉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돌들이 새로운 음반을 낼때 그들이 잡는 컨셉, 우리가 집을 꾸밀때 지향하는 컨셉, 저녁 메뉴를 정할때도 그날 그날의 컨셉이 있을 정도로 컨셉이란건 우리 생활 곳곳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에 저자가 알려주는 이야기들이 꼭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던것 같다. 


비록 마케팅 학도로서 전공을 살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대학에서의 공부와 경험이 지금도 어느정도의 관심사항으로 남겨져 있기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하며 스스로를 위로해 보기도 한다. 광고를 만드는 일이 힘들고 고된 일이지만 그로 인해 탄생한 멋진 컨셉과 광고들이 두고 두고 회자 된다면 굉장히 뿌듯한 일이 아닐까 싶다. 비단 물건을 팔기 위한 컨셉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인생의 컨셉도 분명하게 잡아 둔다면 정처없이 헤매는 목적 없는 삶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만드는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라면 분명 다른 이들의 가슴도 울릴 수 있습니다. 컨셉은 때론 머리가 아니어 가슴으로 뽑아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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