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O뭉치 - 우리가 힙합이다! 4GO뭉치 1
J1(제이원)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글로 표현하거나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속의 이야기들을 풀어 나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음악, 특히 그중에서도 힙합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쇼미더머니를 보면 우리나라에 랩을 하는 사람과 랩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몸소 느낄 수 있다. 차별받던 흑인들의 울분과 저항의 메세지로 시작된 힙합이 이제 한국이라는 나라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장르로 인기를 끌고 있으니 힙합의 매력이란 과연 어떤 것이길래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게 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청년들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힙합이 초등학생 아이들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면 놀라운 일일까? 여기 사고뭉치라는 어찌보면 귀여운 이름의 힙합 크루가 있다. 매번 한눈을 팔아서 엄마에게 잔소리 듣는 힙합소녀 한눈팔기, 어떤 소리도 비트박스로 승화하는 박치기, 한때 말을 더듬었지만 랩을 할때는 유창하고 라임있는 랩을 하는 말더듬이, 외모는 모범생이지만 그안엔 반항심이 가득한 아이씨. 각자 잘하는 것도 각자의 개성도 다 다르지만 힙합이라는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네 친구들은 어른들에 대한 반항이나 본인들의 관점에서의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멋진 랩을 만들고 비트를 만들며 자신들만의 힙합 세계에 푹 빠져 지낸다. 



발 없는 말은 천 리를 가고
랩이 된 내 말은 인기를 누려

어른들의 눈에 힙합이란 아직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껄렁해 보이는 랩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른이 되어보니 어린시절 내가 걱정하고 또 중요시 여기던 것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땐 왜 그렇게 작은 것에 집착하고 또 예민하게 굴었을까 되돌아보면 그당시 부모님이나 어른들의 시각에선 이해되지 않았을 행동들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전부 어른이 되어보니 깨달은 것일뿐, 그당시의 나에겐 친구와의 다툼이나 학교성적등이 세상의 종말보다 더 심각하고 커다란 문제로 느껴졌으니까. 초등학생이라고 고민이나 걱정이 없이 그저 밝고 해맑은 것은 아니다. 각자가 가진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서 어른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사고뭉치 4명의 친구들을 통해 지금 아이들의 생각과 아이들만의 표현 방법에 대해, 나도 다 겪었지만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린시절의 일들이 생각나기도 하며 아이들이 풀어 놓은 랩의 가사들이 마음에 쏙쏙 와닿기도 했다. 



아이씨와 박치기 둘 다 똑같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재능이 있는 것인데 아이씨는 어른들에게 훌륭하다는 칭찬을 받고 박치기는 한심하다는 취급을 받는다. 정말 말도 안 되지만 그게 현실이다. 

아이들의 말이라고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어른들도 많다. 어른들의 눈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기에 아이들의 진짜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는 겅우가 많기 때문에 그로인해 마음을 닫아 버리는 아이들이 많다. 또 막상 이야기 하고 싶고 표현하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힙합과 랩이라는 표현의 방법이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힙합이 가진 저항의 이미지가 어른들에게 반항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들을 이끌어 내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것 같기 때문이다. 직접 가사를 쓰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도 있고 라임을 맞춰가며 쓴 가사는 성취감도 느끼게 해줄 수 있을것 같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가 하는 모든 말들에 귀 기울이고 들어주진 못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분명 나 역시 겪었던 어린시절이고 똑같이 했던 고민들이며 생각들인데 어째서 어른이 되어서는 모두 잊고 그렇게 싫어했던 어른들의 행동을 그대로 하게 되는건지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해주는 부모가 되자고 다짐했던 것들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지금의 내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부모의 소유라 생각하며 컨트롤 하는것이 아닌 각자 한명의 인격체로 여기며 본인의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아이들이 바라는 자신의 인생이 아닐까. 부모가 시키는대로 정해지는 인생을 살아가는 꼭두각시 같은 아이들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힙합정신을 가진 아이로 살아가게 해주는 것이 우리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제까지나 부모님의 눈치를 볼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