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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애송이 1
진아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9월
평점 :
어린시절 동네 대여점에서 새로 나온 만화책 신간을 누구보다 먼저 빌려보려 애썼던 기억과 책방 골목에 가 모으고 모은 돈으로 갖고 싶던 단행본을 손에 넣으며 행복했던 기억, 청소년기엔 참 만화책을 많이 봤더랬다. 너무나 애정했던 작품들은 일본판으로 구매해 소장하기도 했으니 정말 만화를 좋아했던 소녀였었다.
요즘 아이들은 만화책의 개념보다는 웹툰이라는 개념으로 만화를 생각하는 시대이고 옛날 어른들이 만화를 유해하다 생각했다면 요즘은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가 웹툰이라는 통로로 만화를 접하고 있다. 우리 남편만해도 아침에 눈 뜨면 그날 올라온 웹툰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니 가깝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커다란 콘텐츠가 된 셈이다. 나역시 좋아하는 웹툰 작가가 있고 연재를 시작하면 꼭 챙겨보는 편이다. 스토리가 있는 장편이나 연재물보단 소소한 일상을 재밌고 또 귀엽게 그린 일상툰을 더 좋아한다. 그렇기에 괜찮아 애송이는 이미 예전부터 챙겨보던 웹툰이기에 단행본으로 나왔을때 주저없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건 당연했다.
스스로를 대왕오징어라 칭하며 솔로 생활중인 웹툰작가 애송이와 재미있는 캐릭터의 가족들과 친구들, 동료들의 에피소드가 가득한 발랄한 일상툰이다. 30세가 되며 노처녀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엄마에게 시집가란 잔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지만 그녀는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즐거운 일상을 공유한다. 결혼하지 않은 혼자인 솔로 2~30대 여성이라면 격하게 공감하며 깔깔 웃을 수 있는 웹툰이다.
하지만 일상의 즐거움 외에도 그 나이에 가질 수 있는 고민과 걱정거리에 대한 에피소드들은 눈물 찔끔 날 정도로 마음속에 훅 하며 새겨지기도 한다. 그런걸 보면 사람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구나, 나만의 고민이 아니구나하며 위안이 되기도 한다. 누구나 야밤에 창피했던 순간이나 잊고 싶은 순간을 떠올리며 이불킥하는 경험을 해본적 있을것이기에 애송이가 솔직하고도 유쾌하게 보여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더욱더 공감이 되는것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그럼 일상툰을 왜 보냐며 좀더 작품성 있고 스토리가 멋진 웹툰을 추천해 주기도 하지만 난 소소하지만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있는 일상툰이 너무 좋다. 아기자기 귀여운 그림들이 소녀감성을 불러 일으켜 주는 것도 좋고 그 시대 유행하는 단어나 이야기, 문화가 녹아들어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는 것도 좋다. 특히 그런 일상툰에서 가끔 묵직한 이야기들이 나올때면 더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하기에 괜찮아 애송이는 나에게 특화된 웹툰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예전부터 찾아 가며 시간 맞춰 가며 봐왔던게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으로 휙휙 넘겨가며 읽었을 때와 다시 책으로 읽게 되었을때의 느낌도 많이 다른것 같다. 만화속에 나오는 웹툰 작가의 일상처럼 별거 아닌 것 같은 짧은 웹툰을 그리기 위해 몇일 밤을 새고 아이디어를 짜 냈을 작가들의 고생이 느껴지는 알찬 단행본이었고 난 아마 앞으로도 계속 괜찮아 애송이의 새로운 에피소드들이 올라오길 기다리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