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진짜 인생은
오시마 마스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이, 인생이 진짜 나의 인생이 맞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누군가 내게 당신의 진짜 인생은? 이라 묻는다면 난 자신있게 진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진 않는다. 남들이 보기에 훌륭하다는 인생도 스스로가 확신이 없고 자신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며, 비록 보잘것 없는 평범한 인생일지라도 내가 만족하며 살아간다면 그 누군가가 나를 대차게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 진짜 인생이지 않을까. 


여기 자신들의 인생에 대해 길을 잃고 헤매는 3명의 여성이 있다. 베스트셀러인 비단배를 쓴 판타지의 대가인 소설가 모리와키 홀리, 홀리의 모든 일을 관리하고 에세이를 대필하는 비서 우시로, 홀리의 팬으로 소설가로 등단했지만 긴 슬럼프에 빠진 마미. 글을 쓴다는 동일한 선상에 서 있는 이들은 마미가 편집자인 가가미의 추천으로 홀리의 제자로 그녀의 집에 들어가게 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홀리는 마미를 그녀의 소설에 나오는 고양이 처칠이라 부르며 마미에게 호감을 표현하게 된다. 십수년간 그녀를 보필하고 또 그녀의 에세이를 대필하며 지내온 우시로는 마미의 등장으로 집에 감도는 묘한 활기에 경계심과 어느정도의 질투심도 느끼게 된다. 마미는 홀리의 집에 묘한 생기를 불어 넣으며 소설이라는 외길을 벗어나 고로케를 만들며 자신의 인생의 궤도를 수정하게 된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그때 그 말을 꽉 붙잡은 것은, 무엇보다 마침 잘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넝쿨째 굴러 들어온 호박. 자각은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거기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탈출 방법이 어디 없을지 찾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들은 끊임 없이 자신의 길을, 인생을 찾으려 노력한다. 마미로 인해 다시 글을 쓰게 된 홀리도, 지방 공무원으로 일하다 홀리의 비서가 되어 글을 쓰게 된 우시로도, 제자로 들어와 소설을 쓰고자 했지만 고로케를 만들며 반찬가게를 하게 된 마미도 비록 헤매기도 하고 처음부터 원했던 삶을 살아가진 못했어도 서로가 촉매가 되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은 나에게도 다시 한번 나의 앞날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했다. 



애당초 인생에는 정도가 없다고. 샛길도 없고. 어디를 걷든 어차피 그냥 길이야. 우리는 말이지, 다 길이 아닌 길을 가게 돼 있어. 나나 당신이나, 그 녀석이나 홀리씨나. 




본인이 원하는대로만 살아가는 사람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넘어지기도 하도 잘못된 길에 들어 방황하기도 하며 그렇게 인생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또 길을 찾아가기 마련이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고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결국 제자리 걸음만 하게 된다면 그것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채 가짜 인생에 갇혀 버릴지도 모른다. 나역시 한번도 나의 진짜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과거의 일을 후회한 적도 많고 지금 현재의 삶이 팍팍하다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인생이 있을 것이란 생각마저 현실에 묻혀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이책의 그녀들은 끊임없이 길을 찾고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자신을 되돌아 보는 것,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서 내 삶과 내 인생에 대해 나는 어떤 자세로 임했는지 스쳐 지나갔던 많은 관계 속에서 난 어떤것을 그냥 지나쳐 버린건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하며 앞으로 다가올 내 진짜 인생이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길 바라는지에 대한 많은 생각과 희망을 가져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태어나고 죽고, 살아남기도 하고 살아남지 못하기도 하고, 죽이고 죽임을 당하고, 그런 것들이 어느 쪽도 아니게 어정쩡하고 애매모호한 부분이 이 세상에는 있는지도 모른다. 뒤집어 보면, 또는 이렇게 비추어 보면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어지는 경계 같은 지점이, 이 세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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