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휘게 - 가장 따뜻한 것, 편안한 것, 자연스러운 것
샬럿 에이브러햄스 지음, 홍승원 옮김 / 미호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어느샌가 덴마크에서 날아온 휘게라는 말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그전 한때 욜로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을 휩쓸어 버렸던 적이 있었지만 난 그다지 공감하지 못했다. 한번 사는 인생이지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기엔 내게 주어진 책임감이라는 짐을 훌훌 털어버릴 순 없었기 때문이기에.. 유럽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생활방식,교육을 동경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너무나 맞지 않는 정서에 단지 꿈으로만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휘게라는 단어의 뜻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단순히 웰빙, 힐링이랑 비슷한 뜻이지 않을까 싶었고 덴마크 사람들이 가진 긍정적인 이미지가 겹쳐지며 뭔가 은근한 기대를 가지게 되기도 했다. 행복지수 1위에 빛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덴마크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가져온 자신들의 가치관이 담긴 휘게라는 정신이 그다지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지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느낀건 휘게라는 단어의 뜻을 콕 집어 한마디로 정의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덴마크 사람들에겐 너무나 중요한 정신이지만 그들 역시 휘겔리한 행동이 어떤것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적인 내용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요시 한다는 것과 마음을 채워주는 음식과 따뜻하고 포근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덴마크는 정부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기에 세금이나 기타 국민으로서 해야할 의무를 충실히 실행하고 그만큼 또 나라에서는 국민들의 복지에 많은 힘을 쓰기에 사람들의 행복 지수는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히 가족들과의 시간이나 개인 여가를 위한 시간 또한 충분할 것이기에 그들이 추구하는 휘게라는 정신이 뿌리 깊게 박힐 수 있었을 것이다. 


나역시 덴마크 사람이 아니기에 만약 덴마크 사람이 쓴  이야기였다면 100% 공감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역시 영국인으로 휘겔리한 삶을 꿈꾸며 그것을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려 시도하고 노력해 보며 깨달은 휘게에 대한 이야기들이기에 훨씬 더 많은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저자 역시 덴마크 사람들과 똑같은 정서와 생활방식을 따르려 하기 보다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맞는 휘게의 정신이나 방식을 적용하려 노력했기에 나역시 고정된 개념의 휘게가 아닌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좀더 융통성 있는 방식으로의 접근이 가능했던 것 같다. 덴마크 사람들처럼 시간과 여유가 넘치고 국가에서 아이들을 책임지고 교육하며 직장생활이 유동적인 나라에서 사는 것이 아니기에, 지금 내 상황에서 내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보다 휘겔리한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내가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실패했다는 생각을 그만두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기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있어 휘겔리한 순간은 어떤 순간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행복한 순간이나 빛나는 순간이 아닌, 정말 나 자신이 행복함을 느끼고 스스로를 바라보며 느낄 수 있는 시간 말이다. 아이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낮잠을 자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책을 읽고 음악도 듣는 그 1~2시간의 짧은 순간이 나에겐 가장 휘겔리란 순간이 아닐까 싶다. 각자가 느끼는 순간은 모두 다르겠지만 화려한 삶의 방식이나 성공한 누군가의 생활을 따르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한 순간을 가지고 또 느끼는 것. 그것이 진정한 휘게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멋진 음식과 화려한 디너파티가 누군가에겐 행복을 줄진 몰라도 나에겐 그것이 휘게는 아니다. 가족들과 보내는 소소한 저녁시간이나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시간처럼 아무렇지 않게 보내던 일상의 시간들도 충분히 휘게의 순간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보며 느낄 수 있었기에, 나는 오늘도 휘겔리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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