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힘 - 녹색 교실이 이룬 기적
스티븐 리츠 지음, 오숙은 옮김 / 여문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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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선생님이란 어떤 선생님일까? 요즘은 대학 잘 보내는 선생님, 입시에 대해 잘 아는 선생님, 또는 내신 잘 받게 해주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으로 평가될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아이를 학교에 보내게 될 학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선생님은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란 물음에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건, 흉흉한 학교에 대한 사건, 소문들과 학교란 곳이 아이들에게 더이상 즐거운 배움터가 아닌, 무시무시한 입시전쟁을 치르러 가는 전쟁터처럼 느껴지는 지금의 현실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삶 자체가 심한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듯이, 모두가 평등해야 할 교육의 현장도 빈부격차가 극심하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통탄하며 선진국들을 부러워만 하고 있었지만, 자칭 세계 최고의 선진국인 미국에서의 교육 격차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며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안타까움이 함께 밀려왔다. 미국의 교육이라면 그들이 외치는 평등이라는 이념하에 누구나 다 양질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이 책의 배경이되는 가장 가난하고 위험한 도시인 브롱크스의 아이들은 너무나 위태로워 보인다. 마약과 범죄에 그대로 노출되어 희망도 꿈도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을 양지로 희망으로 이끌어줄 학교와 교육은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학교는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었다. 


사실 이 책의 저자이자 교사인 스티븐 리츠 역시 우리가 생각하던 선생님의 모습을 하고 있진 않았다. 훌륭한 교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살아오지도,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것도 아니다. 농구를 좋아하고 농구화에 운동화를 좋아하는 철부지였던 그는 그저 우연히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만났지만, 브롱크스 아이들과의 운명적 만남을 시작으로, 라디에이터 밑에서 우연히 꽃을 피운 수선화 덕분에 아이들의 인생을 좀더 멋지게 바꿔줄 훌륭한 교사로 자라나게 된다. 거친 말투와 무서운 외모 뒤에 가려진 아이들의 능력과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눈높이로 아이들과 대화하고 그 재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과정에서, 식물을 기르고 수확한다는 것이 아이들의 인생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발견하며 그는 아이들의 교실에 초록의 빛을 비추게 된다. 



나는 채소를 키우지만 내가 키우는 채소는 학생과 학교와 기회와 삶을 키운다. 






평균 출석률 40%, 졸업률 17% 에 불과한 아이들을 100%에 가까운 출석률과 졸업률을 기록하고 주 연합고사 합격률을 극적으로 올리며 수많은 일터를 만들고 지역사회의 풍경을 바꾸며 학생뿐만이 아닌 그 도시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변화시킨 것. 이 일을 해낸 사람이 스티븐 리츠와 그의 제자들이다. 그로 인해 그는 백악관은 물론이며 교황까지 접견하는 영광을 누렸다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멋지지만 그 무엇보다 방치되고 버려지다시피한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서고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게 한다는 것, 그것이 그가 해낸 가장 훌륭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태어나면서부터 가난과 고난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은 자신이 사는 그 동네가 전부인 줄 아는 우물안 개구리였지만 선생님을 통해 새로운 것,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의지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기에 그가 포기하지 않고, 또 권력에 대항하며 머리 숙이지 않은 그 모습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선생님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성적 향상이나 우등 배지를 위해, 또는 내가 머리 쓰다듬어주기를 바라고서 일하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달성하고 싶은 것을 위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숲 어린이집이니, 자연유치원이니 아이들이 어린시절 자연과 함께 커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와 관련된 많은 기관과 교육법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재능에 대해 알아나가야 할 시기엔 단지 공부만을 시키기 위해 학교에 다닐 뿐이니 커가면서 점점 자연과 멀어지며 학교를 공부를 위한 감옥처럼 갑갑하고 답답한 곳으로 인식하게 되버린다. 하지만 대학을 가는 것이, 누구나 다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올바른 길은 아니다. 자신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길을 찾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일텐데 지금 우리의 교육은 너무나도 획일화되어 모두가 똑같은 길을 목표로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혼란스럽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시기이 흙을 밟고 만지며 느끼는 안정감과 식물을 직접 키우며 느끼는 책임감에 수확을 하며 느끼는 뿌듯함과 노력의 댓가를 깨우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좀더 성숙하고 독립적인 존재로 키워나갈 수 있을것이란 생각에 저런 교사와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가 너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우리나라의 교육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미국에 있는 저자처럼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멋진 선생님들이 우리나라에도 분명 많이 계실 것이라 믿는다. 식물이 가진 어마무시한 힘을 여실히 느꼈기에 우리나라에도 단지 입시만을 위한 학교가 아닌 아이들이 정말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많은 형태의 학교들이 더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 보았다. 모든걸 쏟아 붓는 열정을 가진 선생님과 빛나는 재능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만난다면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도, 보통의 평범한 아이들도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이 세상 아이들 모두가 평등하게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두려워하고 우리 안의 진실을 말하기를 주저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리고 그것이 말해야 할 따 침묵하는 처세술에 따른 것이라면, 
생명과 빛의 신성한 호수는 더는 우리 영혼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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