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취한 미술사 - 달콤한 잠에 빠진 예술가들
백종옥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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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란 힘든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라는 단순히 몸의 기능적인 부분으로만 생각하곤 하지만 예술가들에게 잠이란 단순히 잔다는 의미가 아닌가 보다. 잠과 꿈이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면 꿈에서 보여지거나 나타나는 일들이 중요한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에 영감이나 창의성이 중요한 예술가들에겐 잠을 자는 시간도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아닐 것이다. 나는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지만 미술전시나 그림을 보는 것은 좋아하기에 잠이라는 주제로 일맥상통하는 그림들은 어떤 의미와 주제를 가지고 있는지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책을 펼치게 되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을 보면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는다. 
잠을 자는 행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배불리 먹고 잘 자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다. 
먹고 자고 싸는 기초적인 삶의 행위에 대한 중요성은 태곳적 인간들도 당연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잠에 대한 그림을 많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매력적으로 느꼈던 유명한 많은 그림은 대부분 웅장한 풍경화나 섬세한 인물화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보며 잠을 자는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 이렇게나 많고 이렇게나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단순하게 자는 모습이 아닌 여러가지 사물과 여러가지 풍경, 그리고 좀 난해한 그림들까지. 똑같은 주제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하더라도 그림을 그린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표현되는 그림의 매력이 굉장히 다채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냥 단순히 그림만을 본다면 아, 누군가 자는 모습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나처럼 미술사에 대한 배경이나 지식이 없다면 그것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기에 누군가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지식을 이야기 해 준다면 그림에 대한 이해와 몰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저자가 몇년을 조사하하고 고심하며 쓴 그림에 대한 해석이나 숨은 의미, 그리고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한 일대기나 에피소드를 함께 접하며 본 그림은 확실히 그림만 보았을때보단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졌다. 

 


나역시 아직 돌쟁이 아기를 키우는 엄마이기에 언제나 잠이 부족하다. 첫째와 둘째를 키우며 내가 자고 싶은만큼 실컷 잠을 자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뿐더러 늦잠이라는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버렸기에 항상 피곤하고 잠이 고프다. 그림속에 잠든 사람들의 평온한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달콤한 잠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난 항상 피곤하기에 꿈도 잘 꾸지 않고 꿈에서 어떤 계시나 앞날을 본다는 건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예술가들이 꿈에서 보았던 것을 그리거나 또 써낸 사례가 많다니 역시 난 예술가 체질은 아닌가 보다. 


잠에 관련된 신화나 이야기들이 이렇게 무궁무진한지 몰랐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뜻이나 이야기들은 단순히 그림을 볼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어서 그런 의미들을 생각하며 한참동안 그림을 보고 또 보고 있었던것 같다.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기에 미술관이나 전시회는 가볼 엄두조차 낼 수 없어 내 인생이 많이 삭막해진 느낌이 항상 많이 들었었다. 비록 직접 눈 앞에서 그림을 대면하는 벅찬 느낌까진 아니더라도, 비록 직접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것은 아니더라도 지금 내 상황에선 충분히 호사스런 문화생활을 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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