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교사가 되기도 힘들지만, 힘들게 그 자리까지 오게 된 교사들이 그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도 힘든 현실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적만 해도 선생님은 굉장히 크고도 높은 존재였다.
그렇기에 대든다거나 말대꾸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생각도 못할 일이었다.
선생님 말씀은 무조건 들어야 하고 또 무서운 선생님도 너무 많았다.
요즘 같으면 뉴스에 나오겠지만 맞기도 참 많이 맞았다.
그만큼 선생님이란 존재는 어렵기도 하고 또 존경스럽기도 한, 진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요즘 학교에 대해 들리는 이야기들은 곧 첫째를 학교에 보내게 될 학부모의 입장에선 너무나 우려스럽기만 하다.
학교폭력, 교권의 붕괴, 입시전쟁등..
과연 그 옛날 내가 생각하던 학교의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점점 더 잔혹해지는 아이들의 왕따나 폭력, 게다가 요즘은 성폭행도 빈번히 생기고 있다니 딸을 둔 엄마로서는 너무나 걱정스럽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입시와 경쟁에 시달리고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과도한 업무와 아이들의 거친 반항에 힘들고 또 지쳐있기에
서로에 대한 날이 날카롭게 서 있는채로 함께 부딪히고 시간을 지내다 보면 좋은 관계의 형성이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학원에 고액 과외까지 사교육이 워낙 기승이다 보니 실제 학교의 선생님들보다
사교육 현장의 선생님들이 더 우상시 되기도 하니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교단에서 20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해온 저자의 글을 보면,
분명 부정적인 그 이면엔 훨씬 더 긍정적이고 좋은 면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을 향한 애정어린 진심이 묻어 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그 옛날 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선생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문학 선생님으로 아이들의 감수성이 더욱 충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나 엇나가는 행동의
일명 불량학생들을 개도시키는 그 방향이나 방법에서 아이들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주변의 훌륭한 많은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보며
역시 아직은 실망하거나 부정적으로 단정짓기엔 좋은 선생님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아직 나에게는 조금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자가 고등학교 교단에 몸 담으며 고등학생이라면 가장 중요한
입시에 대해 알기 쉽고도 소상하게 이야기 하고 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학부모라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대학 입시도 너무나 복잡하고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내가 취해야 할 정보가 무엇인지
분간하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것이기에 항상 그 정보의 중심에서 일하는 현직 교사의 이야기와 훌륭한 예시는
대학입시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나로서도 우리 아이가 입시전쟁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어떤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다짐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아침 햇살은 어둠이 울어야 깨어나고 밝아 온다.
싱그럽고 따스한 아침 햇살 같은 아이들도 정성스레 키우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는
어둠 같은 어른들의 고통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오월 이맘때면 해 본다.
이 세상 가장 중요한 인연이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이라면, 그 다음이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아닐까 싶다.
부모님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선생님에게는 믿고 말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존재는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중요한 존재이다.
분명 아이들이 방황하는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돌봐주지 않은채 그저 불량학생라 단정지어 버리고 방치한다면 그 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아이들은 그저 자신을 좀 봐달라고, 관심를 가져달라고 온몸으로 이야기 하는 것인데
그것을 어른들이 보듬어 주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더더 깊고 어두운 곳으로 숨어버릴지도 모른다.
요즘은 맞벌이 부모들이 많아 아이들에게 시간과 관심을 충분히 쏟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준다면 분명 집에서 받은 상처도 충분히 아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얼마나 좋은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많은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을 수 있기에.
이 세상에 훌륭한 선생님들이 더욱 많아져서 우리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무수히 많이 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침묵과 반항은 상대가 알아주길 원한다는 신호이며, 알아줬을 때 치료와 치유가 이루어짐도 배웠다.
결국 좋은 학교는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내 자식의 입장과 처지에서 바라보는 부모의 눈길,
진한 사랑이 묻어나는 선생님의 따스한 눈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