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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쓰다, 마음을 읽다
콜라보 편집부 지음 / 콜라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 나' 자신에 대해 잘 아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꿈이 뭔지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겠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 청년들의 대답을 들어보면 여실히 느끼게 된다. 나 역시 어린시절 품었던 나의 꿈과 내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30대의 내 삶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기에,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지?라는 생각을 가질때가 있다.
어느 순간 바뀌어 버린 삶의 궤도를 다시 맞추기엔 난 너무 멀리 와 버렸다는 생각에 호기심이나 열정이 솟아오르다가도 금새 식어버리기 일쑤다. 아이들에 치여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은 아마 많은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생각일 것이다. 나 역시 이제 내 이름 세글자보다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일이 더 익숙해 졌으니 말이다.
이제 진짜 나의 모습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다시 나에 대해 생각해 보고 찾아갈 수 있는 길이 되어주는 책. 나의 마음점검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
아마 이책이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수없이 많은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읽어도 사실 그것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마음속 깊은 곳까지 큰 울림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아니면 나는 왜 이모양인가 싶어 더 자괴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통신기술이 발달해 머나먼 타국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영상통화가 가능해진 지금 시대에도,
정성스레 쓰인 손편지를 선물로 받을때의 큰 감동을 알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진심을 꾹꾹 담아 편지를 쓰곤 한다.
그렇듯 글로 쓸때와 단지 말로만 이야기할때는 그 내용과 감동이 극명히 다를수 있기에 단순히 읽고 말하기 보단 내 생각을 글로 써서 표현하는 것이 더 깊숙한 내면의 것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에 챕터별로 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고 써나가는 이 책은 나 자신을 발견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지 않을까.
내 안으로 들어가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둔 것이죠.
그 안에는 그동안 누구도 물어봐 주지 않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했던 질문들이 담겨있어요.
당신은 그 안에서 오히려 너무 가까워서 들여다보지 못했던 마음을 한 걸음 떨어져 살펴보게 될 겁니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나'에게서 지금까지 누구도 해줄 수 없었던 진짜 위로와 공감을 받게 되는 것이죠.
근래 들어 나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보거나 이때까지 나의 삶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던 적이 없었기에 사실 처음 이 책을 받고 시작할땐 난감하기도 하고 자신이 없었다.
그냥 나 자신에 대해 정말 솔직하게 생각해 보고 나 자신을 바라본다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지도 생각치 못했다.
비워진 한칸 한칸을 채우기가 처음엔 힘들고 시간이 걸렸지만 점점 나 자신을 마주하며 정말 솔직하게 써가다 보니 어느새 잊고 지냈던 나라는 사람의 실체가 눈앞에 나타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누구의 엄마가 아닌 그냥 나 자신, 생기 넘쳤던 예전의 나를 다시 바라볼 수 있었고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
또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도 더 확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기에 그 어떤 훌륭한 내용의 책을 수십권 읽는 것보다 그냥 나에 대해 직접 생각하고 써보는 것. 그것이 훨씬 더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해 쓰는 것이었다면 내가 과연 이렇게 쓸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내가 쓰는 것을 누군가 읽게 될 것이라면 아마 난 이 책의 빈칸을 끝까지 채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어쩔 수 없이 의식하고 어느정도의 꾸밈이나 거짓이 들어갔을 것이기에 진정한 나에 대한 이야기들은 쓰지 못했을 것이다.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며 아무에게도 보여지지 않을 것이기에 그냥 막힘 없이 써내려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의식하지 않고 그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나온 나의 마음, 그로 인해 정말 진실한 나 자신을 끄집어 내는 기회가 되었다.
잊고 있던 나다움을 찾고 싶을 때는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나'로 시작하는 말을 꺼내보세요.
하지만 나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지만
요즘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 차라리 맘편하게 혼밥,혼술하며 혼자인 편을 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다.
SNS로 인해 관계와 소통의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 가는 시대에 진정한 의미의 관계 맺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챕터가 있어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상태도 다시 점검해 보고 불필요한 소모적인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다짐도 가지게 해 주었다. 사실 나 역시 그것이 나에게 이득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막상 정리하려면 단호하게 결심이 서질 않아 흐지부지 이어져 가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에 대해서도 되짚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세상엔 이상한 사람도 많고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도 많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좋은 사람들 역시 가득히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중 누구와 당신의 삶을 채워나가게 될지는,
누군가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챌 수 있는 당신의 눈에 달려있어요.
사실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단걸 깨달은 순간, 새로운 나를 만난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확신하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감추고 싶은 많은 것들을 가리기 위한 하나의 눈속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나 자신에게 속은채로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치부를 들춰내는 것 같아 처음엔 마음이 좀 불편할지도 모른다. 좋은면만 드러내고 생각해 본다는 건 아무 의미가 없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나면 진짜 내가 누구이며 원하는 것, 꿈,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뿌옇게 가려져 한치 앞도 내다 보기 힘든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찾아 스스로 밝은 빛을 내며 그 길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길 바래본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다만 내가 완벽한 존재여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마음에 여유를 둘 줄 아는,
'상대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있을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