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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산 : 소보로별 이야기 ㅣ 이야기 파이 시리즈
정옥 지음, 유영근 그림 / 샘터사 / 2018년 11월
평점 :
모험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모험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긴장과 흥분은 나이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설레임을 주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실제 인생에서 모험을 떠나는 일은 많지 않다. 안전한 길을 두고 굳이 힘들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어린시절엔 항상 새로운 곳,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 대한 환상을 품곤 했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는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누군가를 위해 꼭 찾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 모험은 더욱 의미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비록 현실에선 겁 많은 아이일지라도 책 속의 모험 이야기를 읽다보면 나역시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기도 한다. 이야기 속에선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이름도 귀여운 소보로별엔 겨울이 되고 첫눈이 오면 생겨나는 꽁꽁산이 있다. 주인공인 보보는 탐험가 할머니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던 중 친구인 코코아에게 꽁꽁산의 새콤한 무지개 고드름에 대해 알게 되고 그 고드름을 따기 위해 함께 꽁꽁산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무지개 고드름이 있는 꽁꽁산의 동굴엔 눈보라 용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보보와 코코아는 겁을 먹게 된다. 할머니에게 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은 보보는 용이 무섭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꽁꽁산으로 가게 되는데...
귀여운 캐릭터들과 중간 중간 삽입된 그래픽 노블이 아이들의 모험을 훨씬 생생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보보는 특별한 것을 찾고 싶지만 그럼에도 무서운 것은 싫은, 여느 모험 이야기의 용감한 주인공과는 달리 평범하고 겁 많은 아이이다. 코코아가 없었다면 아마 혼자서는 절대 꽁꽁산에 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머니에게 꼭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보보를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게 해주었을 것이다. 게다가 고드름이 녹아 결국 할머니에게 선물하지 못하게 되지만 그를 통해 아이들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도 괜찮은,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는 위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새로운 것에 흥미를 가지고 스스럼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른인 우리도 무섭고 겁나는 것은 감히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아이들이라고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모험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항상 용감하게 길을 나서고 임무를 완수해 낸다. 그래서 현실에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겁 먹는 아이들에게 소심하게 굴지 말고 당당해 지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게 쉬운 일이겠는가. 그래서 이 책을 아이들이 읽다 보면 나만 무서운 것이 아니기에 괜찮고,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소보로별, 꽁꽁산, 무지개 고드름등 상상력 자극하는 아기자기한 소재들과 만화처럼 귀여운 그림들, 그리고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까지~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