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2 - 지치지 않는 교사들의 아름답고도 세속적인 독서교육 배우는 사람, 교사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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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중요성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 어린시절부터 책 읽는 습관을 아이들에게 들이려 노력하지만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아이들은 그토록 친해지길 강요받던 책으로부터 다시 멀어진다. 그렇게 멀어진 아이들을 다시 책과 가깝게 만드는 일이 쉬울리가 없다. 이미 주입식의 수동적인 강의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쓰게 만드는 독서 수업은 낯설고 또 하기 싫은 수업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선생님들이 있다. 아무리 학교와 선생님들에 대한 위상이나 그 믿음이 많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곤 해도 아이들이 가정에서 또는 개인적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채워줘야 하는 곳이 학교이고 또 선새님들의 교육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기 위해 분명 쉬운 길이 있음에도, 돌도 돌아 멀리 가야하는 길을 택하는 선생님들의 용기와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현실적인 꿈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가치 있는 꿈을 꾸고 그것을 세상에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도록 더 넓은 세상과 만날 수 있게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는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다. 독서교육을 꾸준히 실천해 온 선생님들이 모여 연수를 시작했고 연수에서 교사들은 직접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실습을 하면서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독서·토론 수업을 구상해 보게 되었다. 그 뒤 각 학교에서 실천한 경험들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더 좋은 책을 찾아 읽고 토론하는 모임으로 발전했다. 선생님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독서와 토론을 아이들의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였다. 선생님 혼자 모든 것을 꾸려나가기엔 벅찰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연구회는 함께 모여 방법을 모색하고 서로의 아이디어와 사례를 아낌없이 나누며 책을 통해 교실 수업을 변화시켜 보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바람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주는 연구회로 자리잡았다. 


책에는 총 6명의 선생님들이 각자가 진행했던 독서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 계열 학생들과 함께 인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물기있는 공학자가 되길 바라며 진행하는 문학 수업,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지만 살아 있는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수업, 인문학도로의 발전을 위해 교과융합 독서를 통한 견학 프로그램이 함께하는 수업, 시를 읽으며 토론하고 느끼고 자신만의 시집을 만들어 보는 수업, 커뮤니티 매핑으로 지역사회와 연계된 우리동네 책 만들기로 작가가 되어 보는 수업,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하며 협동으로 빚어낸 문학콘서트로 이어진 수업까지 다양한 형태의 독서 토론 수업들이 다채롭게 펼쳐졌던 교실의 모습이 차례로 이어진다. 중간중간 수업에 참여했던 아이들의 후기는 서서히 변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수업을 이끌어 가기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과 아이들의 변화가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우리의 교과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 나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정답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물음표를 향해 가는 아이들을 옆에서 응원하는 조력자가 되기로 했다. 닫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 속에서 학생들이 겪게 되는 수많은 일들이 스스로의 꿈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를 느린 호흡으로 기다려 주는 지킴이가 되기로 했다.


 

 

 

획일화된 주입식 강의 수업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협력이 필요한 모둠 활동과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하는 독서 토론 수업이 쉽진 않았을 것이다. 선생님들도 편한 수업 방식을 버리고 힘든 길을 가고자 했을 때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노력이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고 직접 책을 만들고 또 여러가지 방식으로 표현해 내며 점점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보며 학교의 수업이, 교실의 모습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시험에 얽매여 자신의 꿈을 꾸지도, 더 넓은 세상을 만나지도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로인해 자신을 치유하고 각자의 삶이 친구들과 연결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진짜 학교에서 배우고 느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 작품이 문제를 풀기 위해 분석하고 외워야 하는 것이 아닌, 온전한 예술로 아이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하기에,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새로운 독서 수업이 생겨야 할 것이다. 그런 변화의 시작을 이끌어 나가는 선생님들의 노력 속에서 진짜 아이들에 대한 진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부모로서는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던 것 같다. 



나는 꿈꾼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문제를 위해 조각나고 편집되지 않은, 하나의 온전한 예술로서 소설과 시를 읽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작품이 한 사람의 영혼에 닿고 한 사람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영혼에 닿는 그 순간을. 그래서 독서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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