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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2018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가 저물어 간다. 어느새 한해를 돌아보아야 할 시기가 되었다니, 그간 소망했던 것과 목표했던 많은 것들을 얼마나 이루었는지 결국 또 반성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2018년이 끝난 것은 아니기에, 남은 시간만은 더 뜻깊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운 오리가 한순간에 백조가 될 순 없어도, 밉게만 느껴지던 1년여의 시간도 마지막 1,2개월의 행복한 시간으로만 기억된다면 얼마든지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추워진 날씨만큼 쓸쓸해진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시간이 있다면 후회도 미련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언제나 온기를 듬뿍 담고 있는 샘터와 함께말이다.
골든마우스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데, 메인 방송도 아닌 지방방송에서 25년이라는 시간동안 라디오를 진행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게다가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사랑받는 관록의 DJ지만 끊임없이 자기 관리를 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다. 진정한 라디오 스타!
나도 부산에서 자라서 항상 고기보단 생선이 훨씬 더 친숙했고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 할머니의 부엌 레시피가 더욱 맛있게 다가왔다. 진짜 화려하진 않지만 가족들의 입맛과 식성에 맞춰 푸짐하게 차려내는 할머니의 밥상. 항상 입맛 다시며 보곤 하지만 이번호는 특히 더 우리 외할머니의 음식이 그리워지게 해주었던 것 같다. 게다가 나눔을 항상 실천하시는 할머니의 삶이 너무나 멋지고 아름다워 보였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가 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미운 오리가 되고 싶진 않지만, 어쨋든 그로인해 노력하고 발전하다보면 어느새 멋진 백조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실수 앞에 움츠러 들지 않고 당당하게 백조가 되어 가는 이웃들의 모습에서 나도 많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계절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음식 아닐까. 제철 음식만 잘 먹어도 따로 보양식이 필요 없고, 찬 바람이 불어오면 뜨끈한 음식들이 절로 생각난다. 어느새 새로 김장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시댁에서 다함께 김장을 하는데 큰 행사중의 하나다. 매번 시어머니가 손수 다 키우신 재료들로 김장을 하니 김치 걱정은 하지 않는다. 김장이 쉽진 않지만 그럼에도 방금 갓 담은 시원한 김치에 따뜻한 수육 한점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침이 고인다.
근래 눈에 띄는 그림들이 있는데 배성태 작가님의 그림 역시 요즘 자주 보게 되는 그림 중의 하나이다. 단순한 그림이지만 그 속에 담긴 대사와 분위기가 너무 따뜻해서 자꾸만 보게 되는 그림. 이번 샘터에 인터뷰가 실려 있어서 굉장히 반가웠다. 기사를 읽다보니 그림 속에 작가님의 예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 하나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며 이야기 한다는 작가님은 그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이런 감성적이고 따뜻한 그림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것 같다.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나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나였지만 이젠 나보다 부모님의 건강에 가장 예민하고 신경 쓰게 된다. 그런 부모님이 크게 아프시다면 하늘이 무너질 것 같다. 하지만 가족들이 함께 한다면 이겨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파랑새의 희망수기처럼 절망스러운 상황이지만 거리낌없이 희생하고 서로를 아끼는 가족이 있다면 절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요즘 사진은 예전처럼 한장 한장 신중하게 찍을 필요가 없기에 그 의미가 많이 변하긴 했지만, 그래도 일상을 손쉽게 기록하고 남길 수 있어서 이젠 무엇이든 먼저 사진으로 찍는 것이 익숙해 졌다. 다들 인생사진을 건지기 위해 많은 스팟을 찾아 다니지만, 정말 인생사진을 위한 전시회가 있을 줄이야. 하지만 단지 보여주기 위한 사진 찍기에만 치중해 진짜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추워진 날씨에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이야기들로 가득한 샘터를 읽으니, 따스한 햇살 한줄기를 맞으며 느긋한 가을의 오후를 즐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항상 샘터게 실려있는 나와 멀리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더 크게 공감하고 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마음 속에 많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덧 한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다음호도 큰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