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수업 : 전환 -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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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중요성이며 독서의 유익이야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 여유다. 새벽같이 출근해 퇴근까지 끊임없이 일하다보면 언제 책을 읽고 인문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짧은 시간일지라도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직장인들에게 매일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간은 출, 퇴근 시간이기에 그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굉장히 유용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많이들 공감할 것 같다. 그래서 길지 않은 시간일지라도 어학공부나 독서같은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역시 직장을 다닐때는 매번 출퇴근 시간에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문학적 지식을 다방면으로 익히고 싶어 짬을 내어 독서를 하고 싶어도 시간도 부족하고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가볍고 편하게 인문학에 다가갈 수 있는 <퇴근길 인문학 수업>이 친절한 인문학 안내서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출간 되자마자 베스트 셀러가 된 화제의 인문학 시리즈인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두번째 편인 ‘전환’ 은 각각의 카테고리에 맞는 전문가들이 매일매일 퇴근시간 30여분간 딱 읽기 좋을만한 분량으로 나누어져 있다. 역사, 문화, 심리, 동양고전, 건강, 미술, 지리, 천문까지 사실 각 분야의 책들을 따로 찾아 읽으려 하면 그것부터가 힘들게 느껴지지만 <퇴근길 인문학 수업>은 그저 순서대로 읽기만 하면 어렵지 않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니 참으로 간편하다. 하나의 분야에 치우쳐져 있지 않아 다양하게 읽을 수 있으니 지루함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인문학이라면 일단 재미없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에 다가가기 힘든 사람들이 많을텐데 퇴근길과 합쳐진 인문학 수업은 바쁜 하루의 끝을 우아하게 마무리시켜 줄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폐족의 처지에 잘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직 독서뿐이다. 독서, 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맑은 일이다. 천지간에 외롭게 선 내가 운명적으로 의지해야 할 것은 오직 글쓰기일 뿐이다.

‘전환’이라는 주제와 맞게 이번 책은 이때까지 가지고 있던 나의 관점을 새롭게 바꿔줄만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첫번째 파트인 역사와 미래에선 우리나라를 비롯 유럽과 중국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 특히 차로 읽는 중국의 경제사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중국 사람들이 왜 차를 많이 마시게 되었는지, 단지 차로인해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어떻게 차 문화가 진화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두번째 파트인 심리와 치유에선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준 인문학과 동양고전, 그리고 정신건강의학에서의 현대인들이 겪는 마음의 병까지 읽다보면 공감되고 큰 힘이 되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세번째 파트인 예술과 일상은 조금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미술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수십억에 호가하는 그림을 모으는 컬렉터의 이야기부터 클래식 음악까지 낯설지만 흥미로운 예술적 지식을 접할 수 있다. 네번째 파트인 천체와 신화에서는 문과인 나에겐 언제나 어려운 과학과 읽을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동양과 서양의 신화들을 만날 수 있다. 

 

 

 

사실 난 인문학 분야를 좋아하고 책도 많이 읽기에 인문서적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책 편식이 많이 줄어 요즘은 소설이나 에세이도 많이 보게 되었지만 한때는 정말 어려운 인문서적이나 전문서적을 읽어야만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인문 분야의 책만 줄곧 읽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나와 다르게 인문학을 어렵게 느끼고 다가가기 힘든 분야로 느끼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분야로의 첫발을 어떻게 내딛느냐가 앞으로의 독서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인문학이 중요한지도 알겠고, 읽어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만 한 분야에 집중되어 깊이 알아갈 수 있는 각각의 모든 책들을 읽어나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시간과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인들에겐 그래서 더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인문학에 처음 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이나 독서가 아직은 힘들게 느껴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나는 요일별로, 카테고리별로 나눠 읽지 않고 한번에 다 읽어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다 보면 인문학이 훨씬 더 재밌게 다가올 것 같았다. 실용적인 교육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인문학이 쇠퇴하고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필수과목으로 인문학이 꼽혔기에 읽어야 한다는 이유로 인문학을 접하기 보단,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치유의 기회를 주며 지적 갈증을 해소해주는 나를 위한 인문학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득 담은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힘든 하루의 끝에서 도움을 받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문학이라는 건 추상이 아니라 삶을 달리 볼 수 있도록 하는 실용학이다. 실사구시의 공부다. 책을 읽으라는 빤한 이야기를 빤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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