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미니북)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민준 옮김 / 자화상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엔 어른들의 말과 행동들이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어른이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라고 매번 다짐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어른이 되어 비슷한 말과 행동을 하는 나를 마주할 때면 어른들에게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음을 깨닫지만 재고 따져야 할 것이 많은 어른들의 삶은 힘들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내가 정말 순진했던 걸까. 그렇게 되기 싫던 어른들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별 다를바 없는 어른인 우리 모두에겐 그래도 가끔은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를 꺼내볼 수 있는 시간조차 흔하지 않다. 그래서 아마 <어린 왕자>가 시간이 흘러도 끊임없이 읽히고 회자되는 것은 그 시간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으니까. 비록, 대부분은 그들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저자 생택쥐페리는 1900년 프랑스 리용에서 귀족 생텍쥐페리 백작의 2남3녀 중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1921년 4월에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사가 되었는데, 이는 그의 삶과 문학 활동에 큰 시발점이 되었다. <어린 왕자>는 1935년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과정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정찰 비행에 출격한 후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비행을 사랑했던 그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나이 제한에 걸림에도 끝까지 비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경험들이 그의 작품들에 녹아 있고 그로인해 <어린 왕자>라는 작품도 탄생할 수 있었다. 


비행기 고장으로 사막 한복판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한 이상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소년은 자신의 별을 떠나 여행을 다니는 어린 왕자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아끼는 꽃을 별에 둔채 많은 별을 거쳐 왔다. 왕과 허영쟁이,술꾼,상인,가로등 관리인,지리학자등을 만나지만 어린 왕자는 그들에게서 실망만 한채 지구라는 별에 도착하게 된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서 조종사와 사막여우,뱀,꽃들을 만나며 여우와 특별한 친구가 되고 그로인해 자신이 장미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또한 장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깨달으며 별에 두고 온 장미에게로 돌아가고자 한다. 



당신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당신이 그 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 때문이에요. 


 

 

<어린 왕자>를 읽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 뿐더러 몇개월전엔 <어린 왕자>를 분석한 인문책도 읽었던지라 다시 읽게 된 <어린 왕자>는 훨씬 더 쉽게 읽혔던 것 같다. 예전엔 그저 어린 왕자의 순수함이나 등장인물들간의 우정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생각했었다면 이젠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는 의미나 서로의 관계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까지 이어지며 어린 왕자가 가지는 매력을 더욱 짙게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어린 왕자가 행성들에서 만난 이상한 어른들이 사실 낯설지 않은 건 어른이 되어보니 주변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나 앞뒤가 꽉 막힌 갑갑한 어른들을 너무나 쉽게 마주할 수 있기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 또한 흐려질 때가 많다. 나역시 내 손에 쥐어진 것들을 놓치 않기 위해 아등바등 거릴 때가 많다. 눈 앞의 작은 것들을 잡기 위해 훨씬 중요한 것들은 그냥 놓아버린 일들이 생각나며 내 삶에서 진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까진 아니더라도 가끔 내 인생이 흘러가는 길이 흔들릴 때 다시금 <어린 왕자>를 읽는다면 아마 더 중요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어떤 사람이 수백만 개의 별 중에 단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한다면 수백만 개의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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