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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 욕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시로앤마로 지음 / 팩토리나인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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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인절미 같은 두 볼과 통통한 엉덩이는 보는 것 만으로도 미소 짓게 되고 자그마한 발의 귀여운 발바닥은 킬링포인트다. 시바라는 캐릭터가 어느 순간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하며 캐릭터 그 자체의 귀여움과 센스 넘치는 이름을 이용한 문구들을 볼때면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머리에 쥐가 날 듯한 어렵고 복잡한 책들을 연달아 읽다 보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로와 마로의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시바책을 읽으며 별 생각 없이 그저 웃고 즐기고 싶었다. 괜히 제목을 한번 힘주어 크게 읽어 보기도 하고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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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행동으로 항상 말썽을 피우지만 초롱초롱한 눈망울 덕분에 미워할 수 없는 호기심 많고 솔직한 성격의 시로. 큰 덩치에 맞지 않게 섬세하고 온순하지만 먹이 앞에서만큼은 넘치는 에너지를 뽐내는 양 볼 가득 터질 듯한 볼살이 매력적인 마로. 서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털 색깔 만큼이나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친구들. 뭔가 철 없는 아이같은 시로와 어른스러워 보이는 마로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일을 찾는것이 가장 좋은 두 친구는 티격태격 싸우는 것 같아도 항상 함께 있고 싶어하는 절친한 친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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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와 마로는 2016년 10월 유기견 ‘절미’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국산 캐릭터다. 시바라는 견종이 일본에서 온지라 당연히 일본 캐릭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국산 캐릭터라니 살짝 놀랐다. 반려견에 대한 사랑으로 태어난 시로와 마로는 처음 들으면 모두를 놀라게하는 ‘시바’라는 언어유희를 살린 재치 있는 카피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 받고 있다. 책에는 단지 강아지들의 귀엽고 단조로운 일상만이 담겨 있진 않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연애의 꽁냥꽁냥과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과 단조로움까지 우리가 평소 느끼고 겪는 공감 백배의 이야기들을 시로와 마로의 졸귀탱(!) 그림들과 톡톡 튀는 글들로 담아 냈다. 그래서 지치고 공허한 마음을 포근하고도 청량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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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귀여운 시로와 마로를 보며 눈을 힐링하고, 공감가고 재치 넘치는 글들은 굳어진 표정을 사르르 풀어주며 피식 피식 웃게 만드는 책이었던 것 같다. 반려견을 키우진 않지만 아이들이 주는 기쁨 못지 않게 반려견이 주는 기쁨 또한 클 것이다. 그래서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 지어지는 귀여운 시로와 마로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것 아닐까. 인절미 색을 꼭 닮은 말랑말랑한 시바가 핵직구로 날리는 위로들이 마음 속에 콕콕 박히는 건 귀엽지만 우리를 다독여주고 웃음짓게 만드는 든든한 나의 반려견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책의 끝자락엔 시로앤마로 스티커 34컷, 엽서 4장, 세계여행 컬러링 도안 4장을 수록해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붙이고 칠하고 꾸밀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충분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귀엽고 잔망스러운 시바의 매력속으로 푹 빠지는 소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