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5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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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5월호 <샘터>를 받았다. 표지에 예쁘게 자리 잡은 꽃과 나비들이 이제 정말 봄이 절정이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는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고 좋아할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과 어버이날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만들어 오는 카네이션에 부모인 내 마음은 뭉클해지기도 한다. 그런 5월인지라 ‘동심으로 사는 세상’ 이라는 특집이 시기적절하게 느껴진다. 
 

 

 

 

평창 올림픽을 보며 썰매종목에서 처음 나온 두개의 메달에 이목이 집중되었었다. 자국에서 개최되는 어드밴티지를 감안하더라도 어쨋든 대단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 메달이 탄생할 수 있도록 뒤에서 많은 노력을 한 분이 바로 이번호에서 만난 강광배 감독이다. 예전 무한도전 봅슬레이편에서 빌린 썰매로 다른나라 경기장에서 연습하던 열악한 환경을 처음 접했었는데 그 고난을 딛고 드디어 메달을 딴 그와 선수들의 노력이 그의 인터뷰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느샌가 동심이란 것을 잃은채 현실적인 어른이 되어버린 나에게 가끔 두 딸들이 보여주는 엉뚱하지만 순수한 동심에 웃음 짓기도 한다. 동심이 가져다 주는 행복을 아이들을 키우며 더욱 여실히 느끼고 있기에 어린이날엔 아이들과 함께 나도 다시 동심의 세계로 잠시나마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이번호 많은 어른들의 잃지 않는 동심에 관련된 이야기들 역시 읽으며 내내 웃음짓게 만드는 행복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아마 미적 감긱과 창의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디자이너라고 아름다운 물건을 창조해내는데만 그쳐서는 안된다. 자신의 디자인이 사회와 더 나아가 자연환경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실행력 또한 중요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번호에 소개된 가구디자이너인 문승지씨는 디자이너로서의 면모를 두루 갖춘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버려지는 나무를 줄이고 디자인과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한 가구 디자인을 하는 그는 떠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과의 만남에 주저함이 없는 멋진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마다 버려지는 식재료가 무려 13억 톤이지만 또 한편에선 약 10억 명에 가까운 인구가 기아에 허덕인다니 너무나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단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진열했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멀쩡한 식재료를 굶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 운영되는 네덜란드의 ‘로빈 푸드’는 굉장히 훌륭한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슈퍼마켓으로부터 받은 식재료를 3가지 코스로 제공하고 계산은 본인이 상황에 맞게 하도록 한다니 실제 빈민층이 부담없이 한끼를 해결할 수도 있고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은 넉넉하게 돈을 내기도 하고 그 돈은 모두 기부된다니 이런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강아지똥’은 우리집에도 있고 첫째가 자주 읽어달라는 책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었다. 저자인 권정생 선생은 경북 안동의 조탑마을에 흙집을 짓고 살았던, 너무나 검소한 사람이었고 티없이 맑고 순수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아마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평생을 가난과 병마로 모질고 힘든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그는 노인,장애인,어린이 등 힘없는 이들을 위해 노력했다. 그가 세상을 뜨자 수많은 조문객과 함께 그의 통장에 있던 10억원의 큰 돈에 마을 사람들은 크게 놀랐다고 한다. 그 돈마저 어린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유언으로 남겼다니 참 아름다운 인생을 살다 간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번호 <샘터>를 읽으며 역시 진심이 가지는 힘은 통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 주는 힘, 자신의 열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힘, 나만의 이익과 이기심이 아닌 이웃을 생각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힘. 이는 모두 진심이 우러나지 않는다면 마음 먹을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이 팍팍하고 삭막해졌다고 해도 아직 동심을 간직한 어른들이 있어 잠시나마 웃을 수 있고, 사회와 이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해진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해지는 5월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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