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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삶에서 힘든 일이 찾아 왔을 때,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려고만 한다면 버티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것을 공유하고 또 같은 처지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되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비롯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전해주는 사람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에게 공감과 희망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을 이야기 하는 것은 쉽지만 힘들었던 순간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기에 괴롭고 흔들리는 마음을 진솔하게 담아낸 이야기가 가지는 힘은 크다. 그래서 이 세상 보통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만나며 살아가는 저자에겐 좀 더 남다른 자신만의 마음을 풀어주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걷고 듣고 보고 숨을 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이 순간, 그 자체가 완벽한 행복이 아닐까요. 평범이란 결국 어떤 조건이 아니라, 우리가 자꾸만 잊고 살게 되는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까요.



저자는 월간 <샘터>의 발행인이다. 1970년에 창간한 <샘터>는 지금껏 단 한 권의 결호 없이 발행된 국내 최장수 월간 교양지이다. 그는 1995년부터 <샘터> 발행인 칼럼을 통해 매달 수만 독자를 만나고 이 책은 그 칼럼을 간추려 엮은 산문집이다. 콧수염과 중절모, 반바지가 트레이드마크인 저자의 모습은 책 곳곳에서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자연성애자’라 불릴 정도로 숲, 바다, 설원, 사막등을 찾아다니고 동네 뒷산 산벚나무를 친구처럼 여기며 대화하기를 좋아한다니 좀 괴짜같기도 하지만 한참 어린 직원들의 술주정 전화를 자주 받고 20년간 추억을 실어 날라준 ‘애마’ 1998년산 베르나를 애지중지한다니 또 나름의 낭만을 간직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디를 가든 그곳에서 자연을 꽉 껴안아보시기 바랍니다. 그 속에서 진정한 휴식의 맛을 느끼고, 그 귀중함을 평소 자신의 생활 속으로 끌어와 습관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지금과 같이 칼날처럼 서 있는 날카로운 세상이 훨씬 더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잡지를 발행하는 사람이라면 매달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새로운 글과 이야기를 접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내 주변의 단편적인 사람들만을 접하고 어찌보면 좁은 영역에서 지내며 한정된 이야기를 접할 수 밖에 없지만 아마도 저자는 정말 평범하디 평범한 시민에서부터 당대 최고의 문인이라 일컬어지는 작가들의 이야기까지 수많은 사연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그로인해 깨닫게 되는 것도, 또 느끼는 것도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한편의 글이 길지 않지만 각각의 이야기에 담겨 있는 그의 생각은 보통의 나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 남편으로, 아빠로서의 경험과 부모를 떠나보낸 자식으로, 한 회사의 사장으로, 누군가의 친구로, 또 누군가의 제자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에서 얻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들이 꾸밈없고 간결하지만 그 속엔 많은 것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더 큰 공감을 하게되고 마음을 흔드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행복의 문은 처음부터 열쇠가 없는지 모릅니다. 그냥 열고 들어가서 뒤돌아보지 말고, 후회도 말며, 남과 비교하지도 말고, 그저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한 발 한 발 ‘함께’ 걸어가나는 게 아닐까요?

가끔은 생각지도 못했던 곳이나 사람에게서 큰 위안을 얻을때가 있다. 안면도 없는 모르는 이에게서 수호천사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찌들고 힘든 마음을 아이들의 동심을 통해 씻어내기도 한다. 그렇게 누군가 위로해주고 치유해 주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비워질때가 있다. 하지만 또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과 아픔은 더욱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항상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겠지만 인생이 어찌 마음먹은대로만 흘러갈까. 그래서 그런 수많은 인생의 변곡점에서 크게 휘청이지 않고 잘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하게 포장된 말이 아닌 자연스럽고 간결한 그의 글엔 그가 가진 긍정적인 기운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길지 않은 글에서도 큰 위로와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마치 가족이 내게 건네는 애정어린 따뜻한 한마디의 위로를 받은 느낌이 든다.
이 세상 모든 것, 훨훨 다 떨쳐버리고 떠날 때,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버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공수래공수거 인생이라지만 저는 무소유의 삶을 살아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 저장된 추억들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