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제 재구성 - 돈 갈등, 제발 풀고 살자!
박상훈 외 3인 지음 / 피톤치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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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돈 이야기는 껄끄럽기만 하다. 돈에 대한 말 못할 고민은 배우자에게도 털어놓기 어렵다. 그만큼 서로 공유하지 못한 돈에 대한 문제들이 가정마다 쌓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쌓인 문제들이 하나의 계기로 폭발하게 될때 그 물꼬가 돈 문제인 경우가 많다. 돈 때문에 형제들끼리 소송을 하고 부모 자식간 관계를 끊어버리는 사례를 수없이 접할 수 있는 시대에서 어떻게 하면 가정 경제를 올바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사실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서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에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사는 가족들 역시 100%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자신의 기준에서 단정 짓고 착각하며 사이가 틀어지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돈 문제가 개입된다면 그것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렇기에 단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돈을 불리기 위한 재테크 방법이 아니라 가정에서 함께 소통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한 재테크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어떤 문제도 풀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가정경제 생활은 끊임없는 협상과 타협, 배려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과 작은 실마리부터 풀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책은 돈보다 사람을 세우는 가치 중심의 재무 상담에 주력하는 지속가능한가정경제연구소에서 집필한 책으로 돈보다 사람을 위해, 그리고 우리 가정경제에 대해 가족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무작정 재정 상황을 오픈하고 문제에 직면하기 보다 단계를 밟으며 차근차근 돈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기에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시하는 것이 깊이 와닿았다. 돈을 어떻게 벌고 쓰고 모으는지 보다 가정에서 각자 겪어봤을 법한 문제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해결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이 담겨 있어 당장 어디에 투자하고 어떻게 절약하라는 실질적인 조언은 아닐지라도 돈보다 돈으로 깨질 수 있는 관계에 대해 더 집중한다. 항상 갈등의 중심이었고 문제의 중심이었던 돈을 모아 부자가 되는 방법보다 그 돈을 통해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재테크 책과는 조금 다른 면모를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보다 사람이 중심인 이야기가 주는 힘이 여기에 있습니다. 돈이 무엇이라고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할까요? 돈에 담긴 정신, 마음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실질적인 재테크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돈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정립되고 그 역할에 대한 재구성이 가정내에서 이루어졌다면 지금 당장 우리집의 순자산을 어떤 방법으로 키울 것인지, 그리고 긴 노후를 잘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조언 또한 함께 담겨있다. 더불어 가정의 자원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올바른 소비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기에 우리 가정경제의 전체적인 틀을 잡고 어떻게 재정 훈련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체계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악착같이 재산을 늘리고 또 소비하고 소유하며 행복을 추구하려 하지만 그뒤엔 공허함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소비주의 풍조에서 돈을 쓰지 않으면 행복하지 못할 것 같고 또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것은 나도 꼭 가져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할 수 없는것은 내가 주도적으로 돈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성공하기 위해,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돈을 쓴건지, 아니면 진정 좋은 삶을 이루기 위해 돈을 쓰는건지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현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올바른 소비를 하는 것, 그것이 돈 때문에 서로를 등지고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집이든 땅이든 돈이든 명예든 자기 소유를 늘리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닌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많은 사람이 ‘더 많이 소유하려고 안달하는 일’에 염증을 느낀다고 합니다. 소유에 집착할수록 본질을 상실하고, 지금 이 순간을 누리지 못해 행복을 놓치는 것이 괴롭다는 말입니다.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하겠지만, ‘소유가 행복의 필수 조건은 아니다’라는 의식이 깨어났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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