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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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소원, 소재원 지음, 네오픽션

 

평범한 한 가정에 어느 날 들이닥친 청천병력 같은 일이 생겼다. 그것도 어른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일을 여덟 살 어린 여자아이에게 말이다. 뉴스에서 종종 보도되는 아동 성폭행 사건, 인두겁을 쓴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 벌어지고 있다.

 

사고 후 후유증으로 지윤이가 배변주머니를 차고 생활해야 하는 고통 속에서도 가족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아버지는 술로 방황하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지만 끈끈한 가족애로 다시 세상과의 고단한 싸움을 이어간다.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던 실제 사건의 나영이 아버지는 책 서문에 “이것은 다른 누구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일이다.”라며 세상의 관심을 호소한다. 술에 만취한 부랑자는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재범임에도 불구하고 12년 형을 받았다. 성 범죄자에게 내려지는 형량이 적당한 양형인지는 법률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히 어떻다고 말한 순 없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다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들의 눈물은 시간이 흘러도 마르지 않는다. 그들의 상처를 누가 보듬어야 하는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이게 차별과 냉대를 보내는 엄혹한 세상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기 아이에게 피해가 간다며 전학을 요구하는 학부모를 보는 게 가장 참기 힘든 부분이었다.

 

부모의 사랑은 위대하다. 자신의 정신연령을 아이와 비슷하게 만드는 퇴행을 보인 지윤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이 감동적이다. 지윤이가 평소 좋아하는 도라에몽 탈을 쓴 채 택시를 타고 놀이동산에 가는 장면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겨우 참을 수 있었다.

 

“본 적은 없지만 지윤이가 예쁜 아이이고, 지윤아빠가 훌륭한 아빠라는 것은 알아요.”

“어떻게요?”

“나도 부모니까요. 아이를 가진 부모니까요.” (p.206)

 

책 맨 마지막 표지 날개에 써진 해바라기 아동센터라는 단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여성부가 설립한 아동성폭행 사건 치료 센터이다. 전국에 10개 지부가 있으나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지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업영화를 더 이상 찍지 않겠다는 이준익 감독이 최근 개봉한 동명의 영화 <소원>은 “세상에는 아직 동화가 필요하다.”며 아이에게 죄가 되고 싶지 않아 한 컷 한 컷 공손한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동화처럼 상처받은 아이를 안아 배려하고 싶었다면서…….

 

평생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한 가정에 사회와 세상이 보다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영이 아버지 말씀처럼 그 누구의 이야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이기에 더 그러하다. 다시는 이 땅에 그런 상처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오늘은 어른이라는 게 부끄럽기까지 하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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