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벤자민 > 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도 1번 걷기여행> 작가와의 만남을 다녀와서
10월 7일 저녁 7시 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도 1번 걷기여행> 출판기념회를 다녀왔습니다. 초행길인 탓에 길을 물어서 가느라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저녁을 못 먹은 사람들을 배려해 김밥, 빵, 과자와 음료수를 준비해놓아 좋았습니다.
카페 분위기는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신미식 작가의 멋진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서 그런지 꽤 운치 있었습니다. 맛있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먹으며 신미식 작가와 이민 작가의 국도 1번 걷기여행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고 참석하신 분들의 호응도 괜찮았습니다.
늦게 도착하는 사람을 위해 예정보다 15분 늦게 사회자의 안내로 출판기념회를 시작했습니다. 출판사 관계자분들이 몇 분 나오셨는데, 인상 좋은 출판사 대표님이 직접 자리에 참석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출판기념회를 마련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민 작가는 글쓰기가 어린시절부터 꿈이었고 40대 후반에서야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두 분은 오랜만에 만나도 반가운 친구같이 서로 막역한 사이처럼 보였습니다. 낼모레 쉰 살이라는 신미식 작가의 동안에 놀랐고, 제 친구와 비슷한 얼굴의 이민 작가에게도 놀랐습니다.
신미식 작가와 이민 작가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들었습니다. 신미식 작가는 여행사진작가로 꽤 알려져 있는 분으로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사진을 많이 찍으셨고, 이민 작가는 원래 출판사 편집일을 하셨는데 새롭게 벌인 사업이 실패해 어려움을 겪다 신미식 작가와 함께 목포에서 서울까지 국도 1번 걷기여행을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작가 분들의 낭독시간이 있었는데, 신미식 작가는 강연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차분한 어조로 낭독을 잘 하셨습니다.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과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멋있었습니다.
"나는 나를 믿는다. 그것이 바로 신미식이니까... 꽤 멋진 문장이었습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이 시키지 않는 일을 스스로 할 때이고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이민 작가가 낭독 전에 에피소드 하나를 말씀해주셨습니다. 나주를 지나다 날씨가 안좋길래 마음이 급해졌는데 신미식 작가가 커피 한 잔을 하고 가자고 그랬답니다. 여행이란 여유로운 행동의 준말이다라고... 이 말을 듣는데 머릿속이 띵 해졌습니다. 보통은 여행이라 하면 뭔가를 얻어야지 하면서 작정을 하는데, 여유롭게 행동하는 게 여행이라는 말씀은 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나 생각해 봤습니다.
"누구나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그 지독한 생활의 현실 때문에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인간은 끈과 말뚝 사이에 끈의 길이만큼만 자유롭다."
참석자분들의 질의 응답시간은 화기애해한 분위기 속에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생각보다 신미식 작가의 입담이 좋았습니다.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이 언제냐 라는 질문에 최악의 순간은 출발일 이었고, 최고의 순간은 마지막 날이었다라고 정말 힘들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13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신미식 작가는 어릴 때 한 일주일씩 집을 나갔다 들어와도 어머님이 너 어제 안보이더라고 말씀하시며 존재감 없는 자신의 위치가 여행하는데 오히려 장점이 되었다며 장남인 이민 작가는 그렇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신미식 작가의 재미난 에피소드인데, 통장에 60만원 밖에 없을 때 파리를 가고 싶어 비행기를 예매하고 파리에 도착해서 잘 곳을 구하지 못해 공중전화 부스에서 친구에게 전화를 하며 잠을 잤답니다. 만약 서울역 앞에서 그렇게 했다면 노숙자지 무슨 낭만이 있었겠나고 해서 또 한번 웃었습니다. 카페 한쪽에 실제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걸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하고 싶으신 분은 하세요” 라고 해서 모두 웃었습니다.
결혼을 안 하신 것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독신이 아니고 미혼입니다” 예전에는 나를 건사하기도 힘들었기에 누구를 책임진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노라고... 그러나 이제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누군가를 책임질만한 능력도 갖추었기에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셔 조만간 좋은 소식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라는 책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둘이 있어도 귀찮지 않을 때가 결혼을 할 때라고...
다음 계획을 묻는 질문에 “카누를 타고 강을 여행하고 싶다” 라고 하셔 신미식 작가의 여행 본능에 놀랐습니다. 아마 이민 작가는 그 옆에서 노를 젓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질의응답이 끝나고 기다리던(?) 신미식 작가의 전시회 사진 추첨이 시작되었습니다. 미리 각 인터넷 서점 별로 1명 씩 4명을 정해서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긴 사람 순서대로 자기가 원하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이어서 나머지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리 나누어준 추첨권을 추첨했는데, 한 명 한 명 당첨이 될 때마다 안되는 것인가? 하고 낙담하던 중 제 번호가 불리었고 얼떨결에 오른쪽 사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상 밖의 일이라 기쁜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해 별로 안 좋아하는 것 아니냐라는 신미식 작가의 오해 아닌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당첨이 안 된 분들에게는 조그마한 사진을 액자에 담아 나눠주었고, 한 켠에선 신미식 작가가 책을 가지고 온 분들에게 사인을 해주셨습니다.
시원한 가을 밤 신미식 작가와 이민 작가의 <대한민국 국도 1번 걷기여행> 이야기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두 분의 다음 여행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