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 사는 골목 푸른도서관 84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큰 아이는 요즘 부쩍 청소년 문학에 입문하여 푹 빠져 있어요.

오늘 소개할 '기린이 사는 골목'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요.

주인공인 선웅, 은형, 기수 이 3명의 이야기..

158cm에 104kg의 고도비만인 선웅과 다문화 가정 아이인 은형, 그리고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고 겉도는 아이 기수. 이 3명의 아이들을 둘러싼 가정 폭력, 교내 괴롭힘,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주 내용을 이루어요.

하지만, 제목이 주는 느낌이 그러하듯 그리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 게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예요.

아버지의 가정 폭력이 심해질수록 더욱 내면이 힘들어지는 은형과 이를 묵묵히 지켜주는 선웅,

그리고 나중에 위험에 빠진 선웅과 은형을 구해주는 기수.

왜 하필 기린일까... 계속 자문하며 이 책을 읽어내려 갔는데,

그 기린은 선웅이었다는 것.

골목을 서성이며 담장 너머를 지키느라 일곱 개의 목뼈가 기린처럼 늘어난 선웅이의 마음을. 그 오랜 시간을.

이 부분이 따뜻하면서도 마음시리게 느껴졌었어요.

거짓말처럼 눈이 날리던 날, 몽유병에 불까지 지른 은형이를 감싸며 힘이 되어주는 선웅이의 마음도 참 아프게 와 닿았네요. 은형이 누나는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싶었고 도와주고 싶었던 선웅이.

"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나!

"

 

선웅이가 은형이를 위로하며 했던 이야기인데요,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나! 싶을 정도로 나쁜 길로 빠진 청소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도 따스한 마음을 지닌 선웅이처럼 마음이 아프고 힘든 상황에 처한 친구를 위로할 줄 아는 마음이 건강한 청소년들도 많죠. 중 2병, 사춘기... 누구나 겪진 않지요. 많이 겪으면서 성장통을 겪으면서 자라긴 하지만, 정도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만연하는 수많은 편견들에 맞서 나의 슬픔과 기쁨을 기꺼이 주변 인물들과 나누려는 마음, 친구의 아픔을 공유하며 힘이 되어주려는 마음이 필요하지요.

작가는 청소년기에 있는 친구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지금은 힘들고 슬프다 하더라도 분명히 기린처럼 친구의 곁을 지켜주는 선웅이 같은 존재가 꼭 있다고 위로해주는 듯 합니다.

푸른책들 출판사엔 이런 청소년 문학 시리즈가 꽤 많이 있어요.

10대에서 20대까지를 위한 타겟 소설들입니다. 부조리한 사회,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 원치않은 임신, 청소년들의 왜곡된 삶과 고민, 실연, 교통사고, 이방인, 성추행, 유학, 탈북 등 여러 이슈들을 다루고 있는 시리즈인데 아이 연령에 맞추어 한 권씩 읽어나가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