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와 욕조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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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에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라니, 

처음에는 과연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역사적 배경지식이 많지 않아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고, 

미스터리와 복수극이 더해져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그런데 재미보다 더 강하게 느꼈던 감정은 분노였다. 

전쟁에서 돌아온 시몽은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가 끌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이유를 찾아 카리에르에게 복수하기 시작한다. 

시몽에게 몰입할수록 나 역시 그의 복수를 응원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시몽의 복수는 정의로운가?

책 속에서는 전쟁, 혁명, 공화국이라는 각자의 명분 아래 수많은 폭력이 정당화된다. 

누군가는 명령을 따르고, 누군가는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누군가는 복수를 위해 행동한다. 

그래서 단순히 누가 선하고 악한지를 구분하기보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은 정말 옳은가, 

정의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계속 생각하게 했다.


특히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던 끔찍한 사건들의 상당 부분이 

실제 역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묵직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수백 년 전 프랑스에서 벌어진 낯선 역사라고만 생각했지만, 

책의 말미에서 4·3과 5·18을 떠올리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역사와 장소가 달라도 그 안에서 고통받는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재밌었다!”보다 

“인간이란 뭘까, 전쟁은 정말 없어질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책.

두께 때문에 겁먹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잘 읽혔고, 

다 읽고 난 뒤에는 꽤 오랫동안 여러 질문이 남았다. 


역사 미스터리와 스릴러를 좋아하면서 단순한 재미 이상의 

생각할 거리가 있는 소설을 찾는다면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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