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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평점 :
세상물정의 사회학은 아주대학교 교수가 쉽게 세상사를 소재로 사회현상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저자의 문체가 매끄러워서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다만, 사회학이라는 어쩌면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면에서 안타까운 점을 발견한다.
근현대 한국사에 대해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며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것을 사실인양 옮기기도 하고 사회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하다 보니 우리가 왜 이런세상에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적의감, 의구심 또는 공허함이 들게한다.
저자 본인도 이미 기성세대에 진입한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사회적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지적희유에 해당하는 것 같아 다소 안타까웠다.
더욱이 유려한 문체를 접할때면 더욱 그렇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이 있다.
"1960년대 후반 한국은 미국의 요청을 받아 맹호, 청룡 같은 이름의 정예부대를 베트남에 파견했다. 병사들의 송금은....(중략)..통해 한국 재벌들은 기초를 공고히 했다. 그 부대를 이끈 전두환과 노태우는 훗날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베트남 민중의 증오를 사고 스스로도 희생되고 만 병사들은 자신의 이름마져도 남기지 못했다.....정의롭지 못한 전쟁에서 희생된 미국병사들, 그 그늘에는 용병으로서 죽어간 더 많은 한국 병사들의 주검이 있다."
=>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1. 병사들의 송금을 재벌로 연결시키는 논리의 비약도 심하고...
현재 소속된 직장도 재벌이 세운 곳인데 재벌을 비판하면서도 안주하는 부조화가 있다.
2. 베트남 민중의 심정을 어떻게 아는지도 궁금하다.
이는 월남이냐 월맹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획일적으로 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쇠고기 앞에선 광우병을 걱정해야 한다."
=> 이 말에서 어안이 벙벙하다. 걱정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파악해보면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인데 아쉽다. 광우병 사태를 진실로 믿는 것인지, 믿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자기계발서는 성공을 보장하는 책이 아니라, 심리적 위안을 선물하는 책이다. 역설적으로 자기계발서의 독자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뿐이다."
=> 냉소가 지나치다. 그러면 어쩌라는 것인지..대안도 없이
"이건희의 성공은 자기계발서 덕택인지, 아니면 이건희 아버지가 이병철이었기 때문인지"
=> 성공은 한가지 이유로만 정의내릴 수 있는 용기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다 자식에게 죄인이 되게 만드는 말이다. 거침없다.
"사회학자가 아무리 열심히 1997년 이후 높아진 사회적 자살을 설명해도, 자살을 사회적 사실로 부터가 아니라 개인의 비극으로만 해석하는 관습에 빠진 사회는 자살률의 고공행진을 멈추기 위한 방법을 찾아낼 수 없다"
=> 사실 자살률이 높은 것은 사회적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자살방지 5개년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지금도 그 계획이 이어져 오고 있다. 사실을 지나치게 왜곡하는 부분이 있다. 사회학자도 사회구성원이다. 공동의 책임이고, 나는 지적했으니 제외라고 할 수 없다.
"사회학자는 나보다 세상물정을 알지 못해!"
=> 여기에 많은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 사실이라 믿어진다. 우리는 세상으로서의 사회를 살고 있다. 물론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더 잘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고 기대가 있기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도의 바람직한 사회라는 가상의 사회를 정해놓고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 대한 비판일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언급한 데카르트의 말처럼...나는 생각하고,,,고로 존재 한다.
데카르트가 주장하는 양식에 대해서 다시한번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한편...나는 오늘도 사회의 비판에 앞서 나를 비판한다. 왜..나의 주장도 다른 스펙트럼으로 보면 모순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불완전하기에...그리고 나는 사회학자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