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턴가 책을 고를때에는 나만의 방법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방법이라기 보다는 나만의 기준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세 가지의 기준을 두고 책을 골르게되었는데 첫 번째는 표지(책등포함)를 보고 책을 골르고, 두 번째는 추천인의 글과 추천인 본인을 보고 골르고,마지막 세 번째는 차례를 보고 골라야 후회를 하지 않았다. '모든 요일의 기록' 이 책도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첫 번째인 표지는 상상이상의 애플빠인 내 개인적인 취향때문에 이 책의 하얀 정말 하얀 표지색깔과 검정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표지는 애플의 미니멀리즘을 생각나게하는 너무나 마음에 쏙드는 디자인을 하고 있어서 쉽게 첫 번째 선택의 조건을 통과할 수 있었다. 두 번째인 추천인과 추천인의 글은 책 표지 뒷면에 적은 단 두명의 추천인 글을 보고 이 또한 카피라이터라는 저자의 직업이 들어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통과, 마지막으로 차례를 보면서는 어떻게 이렇게 책을 골라야하는 독자의 생각을 먼저 알아서 적절한 차례를 붙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어서 책을 선택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사실 처음에 '모든 요일의 기록' 이라는 제목에 부제로 적혀있는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을 보고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글쓰기를 알려주는 책일거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보게되었다. 물론 10년차 카피라이터라는 말에 흥미도 많이 느끼면서 말이다. 왜냐하면 광고라는 것이 특히 그 광고에 사용되는 카피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 뇌리에 오랜시간 남아있는가는 아직도 나의 머리속에 남아있는 '심심풀이 땅꽁 *** 땅콩'이라는 과자광고를 기억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기때문이었다. 특히 그런 글을 쓰는 카피라이터라면 얼마나 주옥같은 글쓰기의 비법과 아이디어를 쏟아내어줄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는 나의 이런 선입관이 얼마나 한심한 것인지 알수가있었다. 나보다 저자는 나이로는 10살정도 어린듯한데 생각으로는 10살이 더 많은 듯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민철이라는 남자이름을 한 여자인 저자는 '내 모든 기록의 쓸모에 관하여'라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타고난 기억력인 몇 번을 듣고 보고해도 고스란이 잊어버리는 능력(?)때문에 "읽고서 쓰고, 듣고서 쓰고, 보고서 쓰고, 경험하고서 쓴다" 라고 쓰고 있는데 이것은 모든 글을 쓰는 사람에게 기억력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반드시 필요한 습관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타고난 기억력(?)을 선물받은 것을 기뻐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쓰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기 때문에 말이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쓰여져있는데 1장에서 4장까지의 기록은 5장인 '쓰다 : 언어의 기록'을 위하여 쓰여진 저자의 일상에서 쓰는 이유에 대한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1장 '읽다 : 인생의 기록'에서는 책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데 장서라면 장서를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특히 그 많은 책을 읽었지만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는 저자가 그 책들의 느낌을 기억한다는 그래서 그 기억으로 카피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정말 하루하루 읽는 이 책들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가 될까라는 질문에 확실한 답을 하는 듯하여 나에게는 다시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하는 장이었다. 2장 '듣다: 감정의 기록'에서는 음악을 정말 모르는 내가 보고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정경화에 이야기를 할 때는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 대상이 이문세라는 대중가수였고 노래라는 차이점만 있을뿐 아마 저자와 같은 감정을 느낀걸거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나는 저자와 달리 쓰는 행위를 하지 않은 것을 많이 후회하고 있다. 3장 '찍다:눈의 기록' 에서는 사진과 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 또한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게 거의 20년을 넘고 있어서 정말로 크게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벽 이야기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나에게는 그런 벽같은 존재가 뒷모습인것 같다. 우연히 속초에 휴가를 가족들과 같었는데 그곳 바닷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뒷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인간은 자신의 뒷모습을 평생 못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묘한 희열을 느겼었다. 아마 저자가 벽을 찍는 것도 그런 묘한 희열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제4장 '배우다:몸의 기록'에서는 여전히 무언가를 배우며 알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정말 이것이구나하는 생각을 던져주었다. 특히 때때로공방에 대한 이야기는 손재주가 없다고 말을 듣는 나에게 참 도움이 된 이야기였다. 분명 계속해서 안 거고, 그만두지 않아서 안 거고, 지치지않았으니까 그 달콤한 열매를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은 어떤 일에서나 꼭 대입을 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일에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그 분야에서 1만시간 즉 10년은 그 일을 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계속해서 했고, 그만두지 않고 했고, 지치지않고 해서 이루어낸 일 일것이기 때문이다. 어재든 이 모든 장이 마지막장인 '쓰다:언어의 기록'에서 정점을 찍는데 "쓰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쓴다"는 말로 요약된 이 장이 진정으로 좋은 글을 쓰기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감동을 받을 수 밖에는 없었다. 그러면서 나는 무엇을 위하여 이런 과정들을 겪어가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그런 시간이 되었다.

  혹 이 책 '모든 요일의 기록'을 단순한 글쓰기 지침서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일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일상에 대한 정교한 기록이고 저자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삶의 순간들에 대한 기록인 것이다. 우리는 그 기록들에서 자신만의 글쓰기 비법을 깨닭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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