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글쓰기 - 글과 생각이 깊어지는 웹 2.0시대의 글쓰기 매뉴얼
김봉석 지음 / 바다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글쓰기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들려주고 싶어 한다.” p12


저자 김봉석은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나와 한겨레, 씨네21에서 기자 생활을 하고 현재는 만화 없는 만화 웹진 「에이코믹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사학과와 만화라니 얼핏 잘 연결이 되는 조합은 아니지만 뜨거운 가슴을 가졌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세상을 재창조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가 세상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p24


학창 시절 문학 동아리에서 비평 공부를 했고, 기자 생활을 거친 그에게 글쓰기란 물과 고기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반석처럼 기초가 탄탄한 글쓰기를 위한 기본을 제시한다.


‘보편타당한 진리를 찾기 위한’ 철학이 가장 먼저 온다. 글쓰기란 결국 남을 설득하기 위함이고 그러기 위해선 본인만의 확고한 세계관이 있어야 하며 이 세계관의 구축에 필요한 게 철학이니 일견 타당하게 보인다.


그다음으로 경제다.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를 거칠게 설명하자면 돈을 쥔 이에게 권력이 흘러가는 경제 체제임으로 돈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서야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정치·사회적 사건을 이해하기 어렵다.


마지막은 역사다. E.H. 카가 역설했듯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역사가가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이해하고 다뤄야 한다’면 현재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기초적 이해와 독자적 관점은 필수 불가결하다.


이처럼 글쓰기의 기본을 강조한 저자는 방법론 총론으로 들어간다. 자기만의 세계관 확립, 일기와 편지 같은 일상 글쓰기와 풍부한 지식을 쌓기 위한 다독을 권한다. 다들 알 만한 내용이지만 핵심을 찌르는 설명과 다양한 예시를 통해 지루함을 덜어 낸다.


“사춘기처럼 감성이 아주 예민할 때 무엇인가를 접하고 받았던 충격의 거대함만을 떠올린다면 무엇이나 부족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세파에 찌들어 점점 예민한 감성과 기민한 통찰력을 잃어가는 자신이다.” p59


이와 같이 성인 독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경험으로 논리에 힘을 보태며 구체적 방법론 각론으로 넘어간다. 각론은 문학부터 시사까지 각 분야 비평을 망라하는데 구체적 사항은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비평 입문서라도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필요하다 싶은 구석은 다 짚고 넘어간다. 또 저자 본인만의 생각이 아니라 다양한 작품의 이야기와 구조를 빌려 와 분석하고 각 장 마지막에는 직접 작성하고 각종 매체에 기고한 비평문 예시까지 담겨 있어 비평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를 더했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부터 필요한 교양 쌓기, 기초 체력 다지기, 비평 각론까지 책의 구성과 흐름까지 좋아 앉은 자리에서 술술 읽힌다. 개인적으로 책이 잘됐는지 보는 기준 한 가지가 바로 ‘제대로 된 인용을 하는가’인데 학술 서적만큼 자세하진 않아도 대략은 알아 볼 수 있게 해 놓았고 책 말머리에는 작가 추천 도서까지 마련돼 있다. 원한다면 더 자세한 책으로 넘어갈 수 있는 발판 같은 책이라 상당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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