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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그리운 말 - 사라진 시절과 공간에 관한 작은 기록
미진 지음 / 책과이음 / 2023년 3월
평점 :
'집'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우선 안락함, 포근함이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집은 쉼터가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살고있는 집의 환경이 안락하지 않을 수도 있고 모든 가정이 화목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집이라는 그리운 말>의 부제는 사라진 시절과 공간에 관한 작은 기록이다.
물론 이 책은 작가의 개인적인 추억과 살아온 날들에 대한 기록이지만
이를 통해 나의 유년 시절과 예전에 살았던 공간들에 대해 회상해보게 만든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왔던 어린이 해방군 방구뽕 일화와 관련해서 추억썰을 푸는 내용도 공감되고 좋았다. 내가 어릴 때에도 놀이터로 나가면 항상 또래 친구들이 있었고, 누군가 이끌어주지 않아도 삼삼오오 모여서 상황에 따라 놀이를 하곤 했다. 책에서 나온 딱지치기, 구슬치기, 다방구,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오징어게임, 숨바꼭질, 발야구와 같은 놀이 등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데도 그저 그렇게 모여서 노는 것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비거주자 어린이가 놀러온 것을 보고 혼내고 쫓아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참 착잡하다. 분명 우리들의 삶은 더 윤택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은 왜이리 팍팍해지는지..
"아무리 애쓰거나 어디를 방랑하든 우리의 피로한 희망은 평온을 찾아 집으로 돌아온다."
이 말이 꽤 인상 깊었다. 그렇지.. 집은.. 가족은 그런거지..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작가는 어릴 때부터 결혼하고 지금까지 참 다양한 공간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도 결혼 이후 모두 아홉 번의 이사를 했다고 하니 말이다.
서울, 경기도, 경남 진주, 미국 조지아 등 여러 집에 살아보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퍽 인상 깊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나쁘진 않지만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기기 위해 여러 집을 구경 다니고 있는데 어떤 임대인을 만나게 될지, 어떤 이웃들과 살아가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 설렘, 걱정, 두려움 등이 있는데 작가가 살아온 이야기 속에서 참.. 인생 사는 거 다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