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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김선현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이탈리아 고전주의 화가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의 작품 <작별>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책 <화해>부제는 '그림, 마음을 만나다'이다. 처음에는 먼 바다를 바라보는 여인의 눈이 꽤나 슬퍼보이기도 하고 멍해보이기도 해서 어떤 감정을 그려낸 것일까 궁금했는데 작품 제목을 보니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모습 같기도 하고 혹은 본인의 과거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그림에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감정이 담겨 있기에 미술 작품 감상을 좋아하는 편이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든 아니든 정답은 없기에 나 자신만의 해석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아름다운 풍경화도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 내면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림에 눈이 간다.
르네 자비에 프리네 작품 <파도>를 보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일렁거리는 파도와는 거리가 멀다. 어두컴컴한 하늘, 당장에라도 여자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큰 파도, 저 멀리 기울어져버린 배..
거센 파도에 놀란 여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어떤 대처를 할 것인가? 나라면 어떨까?
살다보면 난관에 부딪치고 시련을 겪을 수도 있다. 관건은 그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고 방법을 찾아 견뎌낼 수 있느냐이다. 인생은 마냥 아름답지도 않지만 마냥 고되지도 않다. 견디는 자만이 삶의 기쁨도 맛 볼 수 있지 않을까..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작품 <회개하는 막달레나>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릎 위의 해골은 과연 무슨 의미일지 궁금하다. 작은 촛불을 켜놓고 한손으로 턱을 괴고 한 손으로 해골을 잡고는 촛불을 응시하는 모습이라니.. 책의 저자는 살다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닥쳐오는 위기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위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어떠한 압박이나 부담감 없이 냉정하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하며 해골을 쥐고 촛불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이 바로 그 시간이 아닐까?라고 부연한다.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내면의 깊은 소리를 외면하지 않아야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사실 외롭고 고독한 일이긴 하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다.
누군가는 문학예술을 통해, 누군가는 명상을 통해 그러한 시간을 가지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에 수록된 그림을 보면 도통 감정이 읽히지 않거나 무슨 의미일지 모르겠을 때, 저자의 해설의 말을 참고하면 된다. 그렇다고 전문 미술서적처럼 작가나 작품 요소요소를 분석하려 들지는 않기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