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이야기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본능적 호기심일까. 유한한 인생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일까. 아니면 이야기는 가장 초기 형태의 오락거리이기 때문일까.

’소설은 단지 그것에서 얻는 강렬한 즐거움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라던 헤밍웨이의 말처럼, 소설이 대단한 메시지까지는 포함하고 있지 않더라도 단지 이야기가 재밌는 소설도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환상서점이 바로 그런 소설이다.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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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상사의 괴롭힘으로 퇴사한 연서는 동화 작가를 꿈꾸며 글을 쓰고 있지만 원고는 매번 퇴짜 당하고 만다. 답답한 마음에 등산을 간 연서는 왠지 모르게 계속해서 사람들이 안 가는 길을 선택하며 가다 막다른 절벽에 다다르게 되고 그곳에서 핏 좋은 정장에 고급 가죽 구두 그리고 물빛 도포를 걸친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의도치 않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진 연서는 ’여기서 자신이 죽는구나‘하고 생각하던 찰나 무언가 마법적인 힘으로 추락사를 면한다.


죽다 살아난 연서는 그 남자를 따라간 곳에서, 이런 산속에 있을 법하지 않은 고즈넉한 서점, ‘환상서점’을 마주한다. 그곳에는 어른 말투를 쓰는 신비스러운 여자 아이, 온통 검은 옷에 다리를 저는 오싹한 남자 등 드나드는 사람들조차 범상치 않아 보였다. 연서는 서점 주인이 읽어주는 책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환상서점을 자주 드나들게 되고, 자신과 얽힌 비밀스러운 사연을 발견해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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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있는 환상서점이라니..! ⛰️⛰️
최근에 다녀온 단양의 숲속 서점, 새한 서점도 떠올랐고 소설의 내용은 생을 거듭하며 이어져온 두 연인에 대한 이야기로 드라마 <도깨비>도 연상됐다.


흔한 스토리의 플롯이 될 뻔한 소설에 힘을 실어준 것은 작품 속에 심어져 있는 강력한 이야기들이었다. 환상서점 주인, 달의 신 옥토, 저승차사, 저승과 이승이 연결된 세계 등 여러 개의 이야기들이 사슬처럼 연결되어 소설의 중심부에서 강력히 버티며 힘을 실어준다.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한 구체적이고 독특한 서사가 책을 쥐고 계속해서 읽을 동력을 충분히 제공한다. 다만 환상서점이라는 제목에서 느꼈던 초반의 기대감은 충족시키지 못해 아쉬웠는데, 소설의 내용에서 서점이라는 공간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가볍게 읽을 판타지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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