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십이월의 크리스마스 🎁


🎄🎄🎄
올해의 마지막 월간 『​샘터』는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찾아왔다. 그런데 ‘표지의 사진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아닌 정지된 비행기 사진인 건 무슨 의미일까?’하고, 방금 우편함에서 꺼낸 샘터를 손에 쥐고 잠시 생각했다. 비행기는 착륙을 한 것일까, 이륙을 기다리는 것일까. 정지된 비행기 사진은 보면 볼수록 십이월을 닮아 있었다. 어딘가를 장시간 비행하고 와서 잠시 멈춘 비행기가 숨을 고르고 다음 비행을 기다리는 듯했다. 표지 속 비행기는 지나온 일 년을 잘 갈무리하고 새로운 일 년을 기다리는 지금 이 시기의 우리 모두와 닮은 사진인 것이다.


이번 호는 흔히 떠올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 실렸다. 어른의 크리스마스는 산타 대신 부모님이, 선물 대신 그리움이 자리를 잡았다.





암 투병 중에도 생계에 보탬이 되려
대리운전을 하는 아빠가,
어느날 마지막 손님이 주고 가셨다며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들고
집에 들어오셨다.

손님이 아무 이유 없이 케이크를 왜 주겠냐며,
또 손님한테 암 환자인거 말한 거 아니냐고
타박하는 딸에게
아빠는 그 손님에 대한 얘기를 털어놓는다.

그 손님의 딸이 작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마지막 문자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먹고 싶다는 거였다고.
그래서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먹을 사람이 없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산다고.

이젠 세상에 없는 딸을 위해 산
어떤 아빠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암 투병 중에도 대리운전을 하는
또 다른 아빠의 손에 들려
딸에게 전해졌다.


-월간 샘터 2022 십이월호, <현햇님의 글>




행복하기만 했던 어릴 때의 크리스마스와 달리, 어른이 되어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다양한 감정이 공존한다. 행복의 겉피 안에 어딘가 자리해 있을 불안과 걱정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그러하셨듯이, 내 아이, 내 가족은 행복하기만 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늦은 퇴근길에 손에 들린 케이크나 작은 선물 꾸러미라는 걸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십이월호 샘터를 읽으니, 산타를 대신해 열심히 행복을 배달해 줬던 그 시절 내 젊은 아빠가 유독 그리워졌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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