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2.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역시나 이번 월간 샘터도 다른 사람들의 사연을 읽는 종종
내 기억도 함께 더듬게 된다.


☘️☘️
몇 년 전 아일랜드로 여행을 갔을 때,
그 유명한 아이리시 커피는 먹지 못했다.
오히려 더블린 카페에서 현지인들이 흔하게 먹는 커피는 물을 덜 탄,
진한 아메리카노에 소스컵에 나오는 약간의 우유를 부어 먹는 것이었다.


아메리카노도 아닌, 라테도 아닌, 참 생소한 커피였다.
미국에서 먹기 시작해서 이름 붙여진 ‘아메리카노’ 만큼이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기겁할 만한 ‘화이트 아메리카노’는
아마 🫖 영국의 홍차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
진하게 내린 커피에 우유와 설탕을 넣는 것이
밀크티 레시피와 정확히 겹쳐지기 때문이다.
여행의 끝 무렵엔 이 독특한 커피 맛에 중독되어서
커피에 우유가 함께 나오지 않으면 달라고 요청할 정도가 되었다.


어느 기사에서 기후 온난화로 2050년에는
커피 재배지가 절반으로 축소되어 📉
전세계 커피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체감되는 공포감은 여느 공포영화보다 훨씬 더 했다.
커피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있을까.
미래에 어떤 대체 음료가 나오더라도 커피 만큼 상황에 잘 녹아드는
음료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 때도,
한없이 여유로운 시간에도 커피는 튀지 않고 잘 어울려준다.


아버지 뒤를 이어 속초에서 동아서점을 운영하는 서점 주인이 쓴
서점과 커피에 대한 단상이 흥미롭다.


🔖
“커피에는 두 개의 얼굴이 있다. 향긋하고 감미로운 커피와 검고 쓰고 진한 커피,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커피와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마시는 커피, 여유를 구하고 만끽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와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 틈틈이 몸에 주입하는 커피. 커피에 어둡고 쓰고 진한 얼굴이 있는 것처럼 서점에도 그런 얼굴이 드리운다.”


오늘은 주말이니 여유의 커피를 마셔야겠다.
검고 쓰고, 몸에 주입하는 커피는 평일로 미뤄두고.
그리고 추억에 취한김에 아일랜드 식으로
진하게 내린 커피에 우유를 조금 타서 마셔봐야겠다. ☕️🥛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