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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 ㅣ 일러스트 레터 1
마틴 베일리 지음, 이한이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8월
평점 :
🎨
고흐는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로,
그의 이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반[van]은 'FROM(-로부터)'란 뜻이며
고흐[Gogh]는 '지역명'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고흐 출신의 빈센트'란 뜻이 된다.
그가 작품에 남겼던 서명이나 편지 속 자신의 이름 역시 '빈센트'라고만 적었다.
이 책,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의 매력은
그의 이름을 '고흐'가 아닌 '빈센트'로 부르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세월과 평단이 만든 고흐라는 외피를 한 겹 벗겨내니
연약하지만 고통을 감수한 아름다움을 지닌 빈센트란 한 인간이 나온다.
빈센트는 16세에 큰 아버지의 주선으로
헤이그의 구필 화랑(Goupil & Cie)에서 화상(畫商)으로 무려 7년을 일한다.
그 후 보조 교사, 서점 보조원, 목회, 전도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뒤늦게 그림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드디어 그가 1888년 2월 20일 그 유명한 프랑스 아를에 도착했을 땐,
그가 그림을 시작한 지 고작 6년째였다고 한다.
빈센트가 남긴 걸작들 모두는
그가 프로방스에서 머물던 단지 27개월간 그린 것이다.
빈센트는 신경쇠약으로 환청이 들리는 중에도
그림을 그리는 일만이 마치 구원인 듯 매달렸다.
그는 작업을 하면서 가족과 지인에게 260여 통의 편지를 보냈는데,
특히나 과거의 자신과 같이 화상(畫商)으로 일했고
자신을 후원했던 그의 친동생 테오와의 편지가 대부분을 이룬다.
빈센트가 남긴 수백 통의 편지 덕분에 우린 그의 그림을 예술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감정적 측면으로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책은 빈센트의 희귀 스케치 150여 점이 실려 있어 특별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림의 구상을 담은 스케치와
실제 작품을 비교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편지 한 귀퉁이에 그려넣기도 했고 직접 미술도구를 구하지 못할 땐
필요한 붓의 모양을 상세히 그려 동생 테오에게 보냈다.
이 책의 저자 마틴 베일리는 소위 고흐 전문가로 통한다.
영국의 저명한 미술 잡지의 기자이기도 한 저자는
반 고흐 전시회를 기획하기도 하였으며,
이미 고흐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저술한 바 있다.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책과 영화가 꾸준히 나오는 것은
아마 그가 남긴 많은 편지들이
그의 삶을 날 것 그대로의 예술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니 그의 그림이 새롭게 보인다.
빈센트가 살았던 프로방스 지역의 마을들과 이웃 사람들이
딱딱한 프레임 안에서 동적인 움직임을 얻은 듯 보였다.
자연과 사람을 사랑했던 빈센트의 시선이
마치 ☀️노란 햇살과 같이 온 캔버스를 비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