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강 캐트린 댄스 시리즈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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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현장에 가면 주변을 살펴보세요.
시신이나 부상자를 빤히 보는
구경꾼이 있을 겁니다.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
바로 나 같은 '공급자'입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에 정부는 일반인의 자원봉사 참여를 제한했다. 참사 초기, 일부 사람들이 무너져 내린 잔해 속에서 옷이나 물건을 줍는 데 더 혈안이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주운 옷가지를 가득 품에 안고도 다른 물건을 뒤지는 사람의 얼굴에 핀 섬뜩한 웃음이 신문 지면에 실렸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사람들, 더 나아가 그 고통을 즐기려는 사람들. 극한의 이기심과 비뚤어진 인간성은 사람을 어디까지 타락시키는가. '제프리 디버'의 신작 장편소설, 『고독한 강』은 범죄 현장의 참혹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스너프 필름 사이트의 공급자인 범인과 수사관 캐트린 댄스가 벌이는 두뇌싸움과 추격전을 촘촘하게 따라가며 긴장감 있게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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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유명 밴드의 공연으로 만석인 클럽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막힌 비상구 하나로 모이는 바람에 압사 사고가 발생해 두 명이 사망하고 많은 사람이 부상당한다.



거물급 범죄자를 놓친 책임으로 수사과에서 민사과로 옮기게 된 캘리포니아 연방수사국(CBI)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는 사고가 발생한 클럽의 세금과 보험 서류 확인을 위해 현장으로 가는데, 알아볼수록 이 사건은 단순 사건이 아니라 고의적 범행, 테러에 가깝다는 수사관의 촉이 발동한다. 화재가 났다고 했지만 실제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고 비상문은 큰 트럭으로 문이 막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일반인과 다름없는 민사과의 신분으로 범인을 뒤쫓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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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이라 할만한 두께감이라 재미없으면 다 읽기가 고역이겠다 싶었는데, 그 역시 기우였다. 내용이 워낙 많아서 빠르게 전개된다기보다는 촘촘히 전개된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주요 사건 외에도 여러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소설 초반에 던진 여러 사건의 떡밥도 결말에 이르러 다 회수하는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었다.



다만, 제프리 디버의 전작부터 이어지는 연애 서사가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고독한 강』에서 보여주는 주인공 캐트린 댄스의 삼각관계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또한 수사관과 두뇌 싸움을 벌이며 잘 도망쳐 다니던 범인이 막상 체포된 후에 너무나 협조적으로 사건에 대해 술술 진술하는 것이 범인의 성격과 맞지 않고 현실감이 떨어져 부자연스러웠다. 진술을 듣는 과정에서도 주인공 캐트린 댄스가 동작학 전문가답게 범인의 행동과 표정을 분석하며 진실과 거짓을 밝혀냈다면 더 긴장감 넘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강』은 이 더운 여름에, 몰입감 가득한 소설로 재미 보장은 확실하다. 스릴러, 수사물, 범죄물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 드린다!



____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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