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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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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나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라고 이 소설은 시작한다. 버림받은 아이의 목소리로. 하지만 아이가 다시 덧붙이는 말처럼, 이 소설은 버림받은 아이의 우울한 이야기는 아니다.
땅속 깊숙한 막장에서 석탄을 캐 올리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였던 과거의 '지음'은 국내 유일의 카지노 도시로 탈바꿈했다. 사람들이 욕망의 벌건 민낯을 드러내놓는 그곳에서 두 사람이 만났고 카지노 베이비가 태어났다. 아이의 생모, 생부는 욕망에 잡아먹혀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로, 생명조차 돈을 빌릴 담보물로 여기고 전당포에 아이를 맡긴다.
아이를 전당포에 맡기면 어떻게 될까. 그 대답 역시 버림 받은 아이가 담담하게 말해준다. '전당포에 시계를 맡기면 값이 떨어지기 전에 팔고, 금을 맡기면 값이 오르길 기다린다. 그럼 아이를 맡겼을 땐?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11p)'
그렇게 전당포 주인은 카지노 베이비의 할머니가 되고, 그의 딸과 아들은 엄마, 삼촌이 된 '전당포 가족'이 탄생했다. 아이는 '동하늘'이란 이름을 얻고 가족도 생겼지만,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해 학교조차 못 다니며 가족의 뒤에 숨어 그림자처럼 살아간다.
카지노가 생기면서 마을 사람들도 직간접적으로 카지노와 연관된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되고 마을 곳곳에서 불법 도박을 하는 등 지음은 그 자체로 거대한 도박장이 되어 버렸다. 소설은 아이의 시선과 전당포 주인인 할머니의 회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 붙여 도시의 흥망성쇠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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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카지노 베이비』는 팬데믹 위기가 한창일 때 쓰였다. 작가가 창조해낸 도시 '지음'은 모든 게 일시 정지되고 침체됨 속에서도 투기만은 활기를 띠었던 우리나라의 현실을 환기시킨다. 과도한 욕망이 위태로이 높게 쌓인 탑은 결국 무너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소설은 싱크홀로 카지노가 무너지는 것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지음의 역사의 한 조각이었던 할머니는 삶의 마지막에, 자식들에게 가정을 꾸리라는 유언을 남겼다. 삶과 죽음이 맞닿아 있듯이, 평온한 일상과 위기 역시 멀찍이 동 떨어 있지 않다. 오히려 삶은 언제나 위기 속에 있었기에 우리는 끈질긴 생명력을 대지에 뿌리내리고 살아왔을지 모르겠다. 작가는 그런 생명력의 동력은 가족에서 온다는 큰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가 도시의 이름을 '지음'이라 붙인 것은, 삶의 터전은 끊임없이 무너지고 지어졌지만, '다시 짓는 일'만이 우리의 숙명이란 사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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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