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초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는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을 성공시켰다. 단지 12초뿐일지라도, 인류의 비행 역사는 그 12초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중력을 거슬러 새처럼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이다. 지금은 비행기로 못 다닐 곳이 없지만, 인간 스스로 나는 것은 여전히 꿈과 판타지, 마법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해리포터는 빗자루를 타고 날고 아이언맨은 슈트의 엔진 동력으로 솟아오르며 스파이더맨은 강력한 거미줄로 건물 사이를 날아다닌다.
⠀⠀​

이 책은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는 과학자이자​ <이기적인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 작가인 리처드 도킨스의 신작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은 어떻게 하늘을 나는 법을 알아냈을까?'란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과학과 신화, 환상과 상상의 세계를 종횡무진한다. 비행 능력이 있는 동식물을 진화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그의 생각의 속도와 경로를 따라가다 보니 마치 글로 비행하는 듯, 여행하는 듯했다.
⠀​

날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조건은 '크기가 작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지금 우리가 관찰 가능한 새들은 모두 인간보다 작다. 그렇다면 사람만 한 새는 본래 존재하지 않았을까? "오늘날 가장 큰 새들은 모두 타조처럼 날지 못한다. 그러나 몇몇 멸종한 큰 새들은 하늘을 날았고, 몸무게도 거의 사람과 비슷했다. 펠라고르니스는 거대한 바닷새였다.(96p)" 펠라고르니스는 날개 폭이 무려 6미터나 되었다고 한다. 만약 인간에게 이런 날개가 있다면, 펼쳤을 때 낙하산 크기보다 더 큰 날개를 짊어지고는 지금처럼 정상적인 육지 생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러 명화 속 천사의 모습은 과학적으로는 날 수 없는 장식품 날개였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 한 권을 통해 비행에 관한 정보를 총망라해 놓았다. 동력, 무동력, 열의 순환, 무중력, 식물의 날개 등 다양한 비행 방식을 분류하여 설명하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조건을 순서대로 따져보며 내용의 깊이감을 점점 더해간다. 특히 페이지 곳곳을 가득 채운 화가 야나 렌초바의 세밀하한 일러스트레이션은 마법과 같은 이 여행에 큰 축을 담당한다.



​🔖
개미의 조상은 날개 달린 말벌이었다. 현대 개미는 진화 과정에서 날개를 잃었다. 일개미의 부모, 즉 어미와 아비 개미들은 날개가 있었다. 모든 일개미는 여왕의 유전자들을 온전히 다 지니고 있는 불임 암컷이며, 다르게 키워졌다면, 즉 여왕을 키우는 방식으로 키워졌다면 날개가 돋았을 것이다. __62p

🔖
내연 기관을 이용한 동력 비행은 1903년 라이트 형제로부터 시작되었다. 제트 엔진은 1930년대에 등장했다. 놀랍게도 라이트 형제가 선구적인 업적을 낸 지 겨우 약 40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최초의 초음속 비행이 이루어졌다. __164p

🔖
조제프 미셸 몽골피에는 불 위에서 빨래를 말리던 중 신기한 일을 목격했다. 뜨거운 공기가 옷을 천장으로 밀어 올리고 있었다.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조제프 미셸은 사업가 기질이 있는 형제인 자크 에티엔에게 열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1783년) __202p​



________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